교황, 나폴리서 피자 선물 받아 ‘소원’ 이뤄

교황, 나폴리서 피자 선물 받아 ‘소원’ 이뤄

입력 2015-03-23 11:11
수정 2015-03-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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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대대로 피자가게를 하는 엔조 카시알리는 며칠 전 모종의 결심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나폴리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자신이 만든 피자를 선물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피자 건넨 이탈리아 청년 사진출처: CNN 페이스북 캡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피자 건넨 이탈리아 청년
사진출처: CNN 페이스북 캡처
얼마 전 선출 2주년을 맞은 교황이 방송 인터뷰에서 ‘바티칸에서 다른 사람들 몰래 밖으로 가서 피자를 먹는 게 소원’이라고 말한 것도 떠올랐다.

1994년 나폴리를 찾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부친이 피자를 대접한 선례를 따르려는 마음도 들었다.

그는 교황에게 드릴 특별 피자를 정성껏 만들었다.

나폴리 스타일의 얇은 빵 표면에 밀가루 반죽을 이용해 ‘교황 성하’(Il Papa) 글씨를 만들고 바티칸 국기를 본떠 노란 방물토마토로 톱핑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피자를 전할 방법이었다.

공식 경로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교황의 자동차 퍼레이드 때 직접 전하기로 했다.

22일 카시알리는 동업자 돈 에르네스토와 함께 환영 인파 속에서 교황 일행을 기다렸다. 교황의 무개차가 다가오자 피자를 들고 차단막을 뛰어넘어 달려갔다.

”교황님! 교황님!” 이들의 외침에 교황이 반응을 보였고 경호원들은 제지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린 교황이 피자를 받아들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무사히 ‘배달’을 마친 카시알리는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믿을 수 없다”며 “내 손으로 만든 피자를 교황께 드린 경험은 매우 특별하며 그 가치를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미국 방송 CNN에 소감을 밝혔다.

교황은 앞서 이날 유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신자를 상대로 한 강론에서 “전세계가 수자원을 보호해 누구나 이용하도록 공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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