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약속 깬 대신 불교를 역사 반석에 올릴 것”

자승스님 “약속 깬 대신 불교를 역사 반석에 올릴 것”

입력 2013-09-16 00:00
수정 2013-09-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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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명도 않겠다”…조계종 총무원장 후보수락 기자회견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

연임 도전을 선언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 추대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맺은 사람이 풀고 처음 시작한 사람이 끝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승 스님은 수락사에서 “지난 4년간의 성원과 경책을 뒤로 하고 제34대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고자 한다”며 “저의 출마를 놓고 여러 논란이 있는 줄 압니다만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 ‘불출마 약속’ 파기를 인정했다.

자신이 했던 불출마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사과도 했다.

자승 스님은 “오랜 시간 깊이 숙고하고 또 숙고하면서 선거에 나서기로 결단을 내린 지금 약속을 지키지 못한 허물을 대신해 종단과 한국불교를 역사의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는 다짐으로 거듭 양해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지난 임기에 대해선 ‘역사적 책임의 일단을 수행하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1962년 조계종단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불사가 될 총본산 성역화, ‘300년 만의 개혁’이란 평가를 받는 승가교육제도 혁신과 교육기반 확립, 사찰 재정 및 운영의 투명화 등 쇄신정책, 소외된 이웃을 향한 보살행 확산, 불교의 사회적 위상 강화, 한국불교 세계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을 정상화하기 위해 ‘자성과쇄신결사’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기대만큼 멀리가지 못한 점, 젊은 세대 포교가 미흡했던 점 등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승 스님은 “각 교구가 지역의 수행·포교·전법을 총괄하는 자치공동체로 거듭나도록 지원하고 종단과 사찰 재정의 투명화도 이뤄내겠다”며 △총무원장 직선제 △비구니 권익 및 참종권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여러 소문에 대해선 “근거 없는 낭설에 묵묵히 대처하며 인욕하고 또 인욕했다. 앞으로는 더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막다른 골목에서 살 길을 만난다’는 뜻의 ‘절처봉생(絶處逢生)’이란 표현으로 기자회견을 끝냈다. 질문은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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