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친일파 낙인… ‘애증’의 근현대 문학 선구자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친일파 낙인… ‘애증’의 근현대 문학 선구자

입력 2014-09-30 00:00
수정 201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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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는

춘원 이광수(1892~1950)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애증’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이광수는 한국 근대문학 운동을 이끈 선구자이자 뛰어난 작가인 동시에, 독립운동가에서 변절한 친일파라는 낙인이 찍힌 인물로 평가가 엇갈린다.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라고 부르는 학자들로 적지 않다.

3·1 독립만세운동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2·8 독립운동 당시 이광수는 도쿄의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 모인 600여명을 이끌었다. 그는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 ‘최후의 1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의사를 쾌히 발표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이를 영어로 번역, 세계에 알렸다. 이후 친일로 방향을 바꾼 이광수는 민족주의와 친일 사이에서 줄타기를 거듭했다.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쓰면서 저명한 독립투사의 회고록을 윤문하기도 했는데, 이 책이 김구의 백범일지다. 실제로 백범일지는 쉽고 간결한 문체로 출간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광수의 필력이 큰 힘을 보탰다는 것이 후대 학자들의 평가다.

실제 삶과는 별개로 이광수가 한국 문학계에 미친 영향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이광수는 횡보 염상섭, 육당 최남선과 함께 근대 개화기를 대표하는 3대 지식인이자 문인으로 꼽힌다. 이 중 염상섭만이 친일의 길을 걷지 않았다. ‘명량’으로 대표되는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구국영웅적 평가’ 역시 이광수와 단재 신채호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신채호는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 이순신전을 연재하면서 “지금 이순신전을 선택해 고통에 처한 우리나라 국민에게 양식으로 삼게 하노니…. 제2의 이순신을 기다리노라”라고 적었다. 이광수는 1931년부터 2년간 동아일보에 이순신전을 연재하며 ‘조선 500년에 처음이요 나중인 큰 사람 이순신’이라고 평가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4-0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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