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당선 소감] 문장이 버거웠던 무수한 밤… 습작노트 위 글자들 덕분에 버텨내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당선 소감] 문장이 버거웠던 무수한 밤… 습작노트 위 글자들 덕분에 버텨내

입력 2017-01-01 18:32
수정 2017-01-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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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강

습작노트를 열어 보았다. 천천히 글자를 어루만지며 떠올렸다. 세상의 모퉁이에 앉아 그들의 발꿈치만 바라보던 하루를. 문장이 버거워 뚜욱뚜욱 눈물을 흘리던 밤을. 캄캄한 내일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두려움으로 나를 밀어 넣은 것도, 버티게 해준 것도 그 처연한 글자들이었다.

문은강 2017 신춘문예 소설 당선자
문은강 2017 신춘문예 소설 당선자
여전히 어려운 것은 타인이다. 이해할 수 없음을 이해해야 할 때, 나는 내게 완벽한 문장이 없음을 깨닫는다. 그렇기에 나는 근사치로만 존재한다. 부족하기에 당신이 있음을 안다. 함께 있음을 믿는다. 우리는 함께 울었고, 분노했다. 손을 맞잡으면 따뜻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느꼈으므로.

기꺼이 손을 잡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지면으로 감사함을 전하기엔 한없이 모자란 두 분 유성호 선생님, 서경석 선생님, 부족한 소설을 믿어 주신 김다은 선생님, 강동우 선생님, 권경아 선생님, 전민식 선생님, 황현경 선생님, 친언니처럼 아껴 주시는 손정순 선생님, 힘이 되어 함께 공부하는 한양대 학우들, 특히 소중한 우리 동기들, 대한 오빠, 선욱 오빠, 은정 언니, 보영 오빠, 소설의 마지막까지 함께해 준 예근 오빠, 애진이, 사소한 마음까지 나눠 주던 나의 친구들, 나를, 나의 문학적 세계를 잘 이해하고 다독여 주는 하람, 무엇보다 부모님, 이렇게 공개적으로 사랑을 고백할 수 있어 감사하다. 당신은 나의 영원한 자랑입니다.

남은 이들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조금이나마 근처에 닿아 보고자 하는 바람으로 썼다. 이렇듯 부끄러운 내게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1992년 전북 전주 출생 ▲한양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재학

2017-01-02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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