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검사하는 어린이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경기도에서 8세 여아를 키우는 장아연(38)씨는 최근 의사로부터 딸아이가 ‘소아근시’라는 진단을 받았다. 장씨는 평소 TV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보던 아이가 신경이 쓰였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방치했다. 최근 딸아이가 교실에 칠판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심각함을 느낀 후 의원을 찾았는데 이런 결과를 듣게 된 것이다.
지난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의 6~10세 근시 환자는 약 26만명(2022년 기준)이다.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는 0~9세 소아의 25%, 9~19세에선 약 48%가 근시일 것으로 추산한다. 소아부터 19세 미만까지 범위를 넓히면 전체의 60% 안팎이 근시를 앓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연구진이 5~19세 소아·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을 재분석해 ‘영국 안과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을 보면, 한국 소아·청소년의 근시 유병률(73.94%)은 일본(85.9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싱가포르(44.05%), 중국(41.11%), 이탈리아(33.15%), 스웨덴(28.00%)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
백혜정 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장)는 “아시아에서 단시간 내 소아근시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가 한국”이라며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근시와 원시, 난시는 초점이 어디에 맺히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눈의 굴절력이 고르지 못해 한점에서 초점이 맺히지 않는 게 난시, 망막보다 뒤쪽에 초점이 맺히는 게 원시다. 근시는 망막보다 앞쪽에 초점이 맺혀 멀리 있는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안구 앞쪽에서 뒤쪽까지의 거리인 안축장 길이가 길어지면서 앓게 된다.
소아근시는 성장 과정에서 근시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성장기에는 안구가 덜 자란 상태인데, 이때 근거리 초점을 맞추기 위해 수정체를 조절하는 과정이 과도하게 반복되기에 심각하다.
눈 성장이 활발한 소아, 청소년 시기에는 별다른 이상 징후가 없더라도 매년 정기적인 시력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를 통해 근시 치료의 적기인 만 6세부터 10세 전후에 근시를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고도 근시로 진행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눈 건강에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쉼 없이 장시간 스마트 기기에 노출되면 수정체 기능이 저하돼 근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독서나 스마트 기기 사용 중에는 먼 곳을 보면서 눈을 자주 쉬어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자녀가 눈을 찡그리거나 먼 곳을 볼 때 목을 빼고 응시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 소아 근시를 의심해 보고 조기에 안과를 찾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소아근시로 진단받았다면 드림렌즈나 마이 사이트 렌즈 착용, 아트로핀 안약 점안 등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치료를 실시하여 교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소아근시 완화 방법인 드림렌즈는 수면 중에 착용하는 특수 렌즈로, 자는 동안 근시 진행을 억제하며 낮 동안 안경 착용 없이 교정된 시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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