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대·국내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키아프 서울’ 개막
작년과 달리 압도적 대작은 없어
거장 모은 ‘마스터스 섹션’ 북새통
야요이 ‘…호박’ 최고가 77억 판매
3040 컬렉터 겨냥 현대작도 포진
“해외 미술관 투어 다녀온 듯 풍성”
키아프 엄선 작가 소개전도 눈길
6일 서울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미술 시장이 됐다.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세계 2대 아트페어(미술품 장터) ‘프리즈’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가 동시에 막을 올리면서다. 개막 첫날 VIP 사전관람으로 행사의 문을 연 코엑스 전시장은 세계적 거장과 신진 작가의 작품을 한눈에 꿰려는 해외 미술계 거물급 인사와 컬렉터들이 대거 집결하며 ‘북새통’을 이뤘다.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2회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신의 호박’(①), 제프 쿤스의 가로 3m짜리 조각 ‘게이징 볼’(②) 등 국내외 대표 화랑들이 내세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③). 야요이의 호박 작품은 한국 고객에게 77억원에 팔리며 이날 판매 작품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도준석·정서린 기자
도준석·정서린 기자
지난해와 달리 압도적인 ‘대작’은 없는 가운데 고미술부터 20세기 후반 작품까지 한자리에 모은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은 가장 인기를 끌었다. 파블로 피카소, 폴 세잔,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에곤 실레 등 세계 미술사의 명작들을 직접 만나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몰리면서다.
특히 30억~50억원대 작품들을 두루 포진시킨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 부스에는 50억원에 이르는 제프 쿤스의 가로 3m 크기 ‘게이징 볼’ 조각과 수백개의 실제 나비 날개로 만든 데이미언 허스트의 ‘생명의 나무’를 보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갤러리 관계자는 “BTS의 RM, 지민 등은 물론 유명 컬렉터들이 다수 전시장에 들러 작품에 관심을 나타내고 갔다”고 귀띔했다.
수백개의 실제 나비 날개로 만든 데이미언 허스트의 ‘생명의 나무’.
도준석 기자
도준석 기자
타데우스 로팍의 사라 러스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지난해 1회 행사는 팬데믹 도중 열렸으나 올해는 중국 여러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왔고 대만, 싱가포르 등의 고객들도 다녀갔다. 오픈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이미 여러 점 팔렸는데 한국, 중국 고객들이 골고루 사갔다”고 말했다.
이날 팔린 작품 가운데 최고가는 데이비드 즈워너가 가져온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신의 호박’으로 580만 달러(약 77억원)에 팔렸다. 핑크 팬더를 그린 캐서린 번하트의 작품은 220만 달러(약 30억원)에 팔렸다.
‘프리즈 서울’이 개막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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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아트페어를 여러 차례 다녀왔다는 김남(32)씨는 “지금 시장에서 핫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다양하게 왔고, 국내 갤러리 작품들도 해외 저명 갤러리 전시에 비해 부족하거나 이질적이지 않았다”며 “여느 국제 아트페어와 견줘서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안수경(50)씨는 “지난봄 뉴욕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둘러보고 왔는데 김환기, 유영국 등 국내 작가는 물론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 해외 미술관 투어를 다녀온 듯 풍성하다”고 말했다.
홍콩, 도쿄, 싱가포르 등 주요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 미술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날 행사에 참여한 갤러리 사이에서는 “서울이 가장 흥미롭고 이목이 쏠리는 미술 시장으로 거듭났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람객들이 피카소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도준석 기자
지난해 프리즈의 압승으로 올해 ‘설욕전’을 예고한 키아프에도 20개국 210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국내외 저명 화가뿐 아니라 신진 작가의 가능성을 새로 발견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위성 장터’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나온 지난해처럼 프리즈에 쏠린 관심을 분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작가 20인을 소개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 ‘뉴미디어 아트 특별전’ 등 기획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에서 전시장을 순회하며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2023-09-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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