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폭 나들이

花폭 나들이

함혜리 기자
입력 2017-04-05 17:38
수정 2017-04-0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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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 사유 김선형·화양연화 장혜홍… 단원미술관 ‘봄을 秀놓다’
대나무 정원 임택·싹 틔우는 김원정… 블루메미술관 ‘정원사의 시간’
김근중의 ‘Natural Being’.
김근중의 ‘Natural Being’.
‘봄은 전보도 안 치고 온다’지만 도처에 꽃 전보가 도착했다. 풀과 나무에 새싹이 돋고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이 봄, 꽃 구경하러 멀리까지 갈 수 없다면 꽃이 있는 미술관을 찾는 것은 어떨까. 꽃 구경도 하고 미술관 관람도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안산문화재단 산하 단원미술관은 꽃과 봄을 소재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봄을 秀놓다’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열고 있다. 단원미술관 1관과 주로 대관 전시를 진행했던 2관에는 12명 작가의 평면,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방식의 작품들로 공간을 화사하게 채웠다.
장혜홍의 ‘화양연화1406’.
장혜홍의 ‘화양연화1406’.
김선형의 ‘GARDEN BLUE 시리즈’.
김선형의 ‘GARDEN BLUE 시리즈’.
푸른색을 기조로 사유의 정원을 그리는 김선형, 우리 삶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밥 위에 피어난 꽃으로 표현하는 임영숙, 화양연화 시리즈의 섬유예술가 장혜홍, 모란 꽃에 안심입명을 담은 김근중, 캔버스에 바느질 콜라주로 민화의 이미지를 담는 제미영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시를 지어 그림으로 그리고 설치와 영상을 전개하는 퓨전 동양화가 홍지윤의 작업과 행위예술가 신용구의 붉은 꽃, 한승구 작가의 종이 접기로 만든 꽃 설치, 김영은과 남상훈 작가의 인터렉티브 작업도 설치된다. 설치미술가 노동식의 민들레 작업과 프로젝트그룹 ‘숨.쉬다’의 물고기의 꿈, 황혜선 작가의 풍선 작업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꽃들이 전시된다. 전시 기간 중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과 단원미술관에서 단원조각공원까지 봄길 따라 즐기는 산책로 인문학 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031)481-5808.

파주 헤이리의 블루메미술관에서는 5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정원사의 시간’이라는 주제로 식물이 성장하는 정원에서의 시간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구름을 캔버스에 표현하는 강운 작가는 자연의 섭리로 구체적인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임택은 대나무 정원을 만들어 정원의 서사적인 시간을 보여준다. 빈 그릇에 전시장 근처의 흙을 담아 잡초일지 꽃일지 모를 싹을 틔우는 김원정은 긴 호흡의 기다림과 예측불가능함, 사회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것이기에 분석되지 않는 식물의 느린 시간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정원에서 일어나는 돌봄의 행위에 주목하는 김이박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땅속의 일과 그 경계를 이야기하는 최성임의 작품들은 관계의 언어로 정원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6월 25일까지. (031)944-6324.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2017-04-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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