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론 어떻다고 말하기 어려워”

“한국 미술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론 어떻다고 말하기 어려워”

입력 2014-06-20 00:00
수정 2014-06-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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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바젤 참가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양혜규

“노마드요? 요즘은 누구나 떠돌아다니지 않나요. 1년의 3분의1은 독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의 작업실에서, 3분의1은 서울에서, 나머지는 여행을 하며 보냅니다. 대부분 아틀리에에 머문다고 보시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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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양혜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양혜규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아트 바젤의 ‘언리미티드’ 전 전시관 입구. 미술가 양혜규(43)는 자신의 대형 블라인드 설치작품 앞에 시커먼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났다. 두 시간 뒤 베를린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는 작가는 “인위적 변화를 추구하지도, 그렇다고 남을 의식하지도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세계 3대 비엔날레인 베니스(2009년)·상파울루(2006년) 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면서 ‘국가대표’란 애칭까지 달았지만 “(그 표현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양성과 나름의 의미를 갖는 예술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는 뜻에서다.

그가 늘 강조하는 ‘공간’에 대해 물었다.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요소는 바로 공간이며 2006년 이후 본격적인 블라인드 설치작품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어떻게 공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죠? 사실 블라인드는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 역할을 하지만 이건 공간을 나누는 게 아니라 투명한 구분을 만듭니다. 경계가 있되 경계가 아닌 완전하지 않은 상태의 공간이에요.”

전날 밤 작가는 국내외 10여개 대형 화랑들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거장 이우환과 양혜규, 단 둘만을 위한 자리였지만 베르사유 전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우환은 함께하지 못했다.

바젤 아트 페어 기획전에 올해로 세 번째 참여한 작가는 “‘언리미티드’ 전 참가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아트 페어는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며 혁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 ‘한국 미술’에 대해선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론 어떻다고 쉽게 얘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작가는 한국 미술계에 자신의 작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풀어 놨다. 대부분의 미술가가 세계 무대를 목표로 삼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으나 국내 개인전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처지라 그렇다.

그는 올 하반기 국내에서 열리는 미디어시티전에 신작들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미디어시티전은 오는 9~11월 서울시립미술관이 마련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아트 전이다.

바젤(스위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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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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