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고흐·샤갈만 보실 건가요

언제까지 고흐·샤갈만 보실 건가요

입력 2013-10-02 00:00
수정 2013-10-0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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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3세계 미술전 풍성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10월 화단에 특색있는 해외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길섶의 낙엽을 지르밟으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의 대작이나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3세계 화가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린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 캔버스 50개를 연결해 가로 12m, 높이 4.5m의 대형 풍경화를 만들었다(왼쪽). 인도네시아의 대표 작가 에코 누그로호가 서울 청담동의 갤러리에 직접 그린 벽화(가운데). 베네수엘라 출신 스타스키 브리네스의 ‘Without wishing fate is disordered’. 기괴한 생명체가 만들어낸 기묘한 스토리를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해 유럽과 남미 미술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오른쪽). 국립현대미술관·아라리오갤러리·박영덕화랑 제공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그린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 캔버스 50개를 연결해 가로 12m, 높이 4.5m의 대형 풍경화를 만들었다(왼쪽). 인도네시아의 대표 작가 에코 누그로호가 서울 청담동의 갤러리에 직접 그린 벽화(가운데). 베네수엘라 출신 스타스키 브리네스의 ‘Without wishing fate is disordered’. 기괴한 생명체가 만들어낸 기묘한 스토리를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해 유럽과 남미 미술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오른쪽).
국립현대미술관·아라리오갤러리·박영덕화랑 제공


“날로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단순한 이분법은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에코 누그로호(36)는 인도네시아 미술 돌풍의 주역이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미술계의 거대 공급처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에서 다민족 국가 특유의 신화와 관습을 매개로 작품을 풀어간다. 30여년 이어진 독재 치하에서 벗어난 모국의 사회·정치 문제를 작품에 녹였다. 1990년대 말 수하르토 정권 몰락 이후 민주화 운동이 거세던 시절 화단에 입문한 배경 덕분이다. 최근 루이뷔통과 협업하는 등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누그로호는 “가난, 불평등, 광적인 종교인들, 부패와 폭력으로 점철된 인도네시아에서 내 삶의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도 “의도적으로 내 작품에 정치적 메시지를 넣으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특유의 강한 선과 흑백 페인팅, 자수, 우스꽝스러운 인물 형상을 통해 부담스럽지 않게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간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선 내년 2월 28일까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76)를 만날 수 있다. 본관 중앙홀에 놓인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모티브에 관한 회화’는 작가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대규모 멀티 캔버스 회화다. 캔버스 50개를 연결한 폭 12m, 높이 4.5m의 풍경화로 영국 테이트 미술관 소장품이다.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이란 작가의 최근 작업 경향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호크니는 다음 달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에 맞춰 방한할 예정이다.

이율배반적인 화법으로 유럽과 남미 화단에서 반향을 일으킨 베네수엘라 출신 스타스키 브리네스(36)도 오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간다. ‘그와 우리가 보는 세상’이란 제목의 개인전에선 기괴한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기묘한 스토리를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10-0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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