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김지석 4단 백 홍민표 6단
제10보(133∼153) 이세돌 9단이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2국을 승리하며 승부를 최종3국으로 몰고 갔다(162수 끝, 백 불계승). 두 기사는 이날 대국에 대한 부담감을 말해주듯, 초반부터 장고에 장고를 거듭해 겨우 60수 넘을 무렵 오전대국을 마쳤다. 팽팽한 초반흐름과는 달리 중반전투에서는 이세돌 9단의 수읽기가 힘을 발휘했다. 이9단의 공세에 한상훈 2단 역시 최강수로 대응했으나, 대마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흑의 보고가 무너지자 한2단은 싹싹하게 돌을 거두었다. 이로써 결승1,2국 모두 백을 쥔 기사가 완승을 거두는 백번필승의 선례가 이어지고 있다. 과연 최종국에서 누가 백을 잡을 것인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흑이 133으로 들여다봤을 때 홍민표 6단은 잠시 (참고도1) 백1쪽으로 손길이 가려는 듯했으나, 금방 흑2의 젖힘을 눈치채고 백134로 이어둔다. 물론 흑2 다음 백이 A로 막는 것은 흑B로 끊겨 백이 곤란하다.
지금의 형세는 흑이 반면으로도 약간 부족한 상태. 어디선가 큰 전과를 올리기 전에는 역전이 불가능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지석 4단도 흑135로 젖혀 중앙 쪽 뒷맛을 노려보지만, 백136으로 끊기자 별다른 대책이 없다. 백138 다음 흑은 (참고도2) 흑1,3으로 모는 수가 성립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백이 4로 단수치는 순간 무위에 그친다. 흑153은 흑의 마지막 노림수이지만 김4단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모습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2008-02-29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