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강유택 초단 백 박정환 2단
제4보(74∼86) 이세돌 9단이 삼성화재배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올 한해도 이세돌의 천하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24일 서울 삼성화재 본사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2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최종국에서 이세돌 9단은 박영훈 9단에게 흑1집반승을 거두었다. 종반 무렵 검토실에서는 미세하나마 박영훈 9단의 우세를 점쳤지만, 이세돌 9단은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박영훈 9단의 작은 빈틈을 찔러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장장 5시간이 넘는 대혈투였다.백74로 끊은 것은 살기 전에 흑에게 응수를 물어본 것. 흑이 77을 선수해 백이 78로 뻗게 되자 상변의 흑도 두집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흑79로 가만히 늘어둔 것은 정수. 급한 마음에 <참고도1> 흑1 이하로 백을 잡으러 가는 것은 백의 역공에 말려 오히려 흑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흑85는 자신의 단점을 보강하면서 백을 압박하려는 의도. 여기서 박정환 2단이 백86으로 손을 돌린 것은 이미 백이 사는 수순을 확인해 두었기 때문이다. 만일 흑이 백을 잡으러 간다면 <참고도2> 흑1,3으로 파호하는 것은 절대. 이때 백이 4로 가만히 늘어두면 흑5로 찝는 수와 백6으로 찌르는 수가 맞보기가 된다. 흑은 9까지 억지로 버틸 수는 있지만, 백이 10으로 끼우는 순간 흑의 포위망은 속절없이 돌파 당한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2008-01-26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