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타고 왔어요”…동원령 피해 러 남성들, 한국왔다

“요트 타고 왔어요”…동원령 피해 러 남성들, 한국왔다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10-11 20:31
수정 2022-10-12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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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8일 러시아에서 조지아로 탈출하려는 시민들의 모습. 로이터 뉴스1
지난 9월 28일 러시아에서 조지아로 탈출하려는 시민들의 모습. 로이터 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을 내린 이후 러시아에서는 징집을 피해 고국을 탈출하려는 남성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는 한국에 입국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27일 8명의 러시아 남성이 탄 요트가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한국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당초 올해 말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으나, 동원령이 내려지자 일정을 당겨 즉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북한 영해를 침범하지 않고 우회해야 했기 때문에 5일 뒤에야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통 블라디복스톡에서 동해를 오가는 데 하루 정도가 소요된다.
포항신항에 입항중인 러시아 요트. 안호영 의원실 제공
포항신항에 입항중인 러시아 요트. 안호영 의원실 제공
매체는 “러시아의 민간 보트 회사들은 흑해를 통해 튀르키예로 가는 배편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 반도에서 튀르키예까지 운항하는 쌍동선의 편도 객실 요금은 1400파운드(약 222만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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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4일 화요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온-돈 지역의 사격장에서 징집된 병사들이 군사 훈련 중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2.10.5 REUTERS/Alexander Ermochenko/
2022년 10월 4일 화요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온-돈 지역의 사격장에서 징집된 병사들이 군사 훈련 중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2022.10.5 REUTERS/Alexander Ermochenko/
“철인 3종 경기 훈련”…자전거 타고 러시아 탈출자전거를 타고 러시아를 탈출한 남성도 있었다. 27세의 일리야는 동원령이 내려진 다음날, 모스크바에 있는 친구에게 중고 자전거를 구입했다.

그는 자전거를 들고 무르만스크로 가는 침대 열차에 탑승했다. 그 후 자전거를 타고 노르웨이의 국경마을 키르케네스로 향했다.

일리야는 “다행히 저는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에 철인 3종 경기를 위해 훈련하고 있었다”며 “그게 도움이 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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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러시아를 탈출하라”
“빨리 러시아를 탈출하라”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그루지야 국경의 베르흐니 라스 검문소 근처에 사람과 자동차가 보인다. 러시아 내무부에 따르면,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약 7만 8000 명의 러시아인들이 그루지야에 입국했고, 6만 2000 명 이상이 돌아왔다. 북오세티야 당국은 비주택용 자동차의 공화국 접근을 제한할 계획이다. 초안 및 법 집행관들로 구성된 기동 태스크 그룹은 공화국 입구와 러시아-조지아 국경의 베르흐니 라스 검문소에 배치되어 초안 통지서를 배포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월 21일 러시아에 부분적인 군사 동원을 발표했다. 2022. 09. 28 타스 연합뉴스
“한국, 중간 기착지 될 가능성…대책 마련해야”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호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1∼5일 한국 해역에서 러시아인들이 탑승한 요트 5척이 발견됐고, 이 중 4척이 입항을 시도했다.

요트 4척에는 러시아인 2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한국 출입국 당국에 입국 허가를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한국 입국 기록이 있던 2명을 뺀 21명은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고 관련 서류가 미비하다”며 입국을 금지했다.

최근 들어 잇따라 나타난 러시아인들의 입국 시도는 본토의 부분 동원령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호영 의원은 “러시아 탈출이 급증할 경우 한국이 사실상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교와 인권 문제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 부분 동원령 대상은 군 경험이 있는 18~60세의 남성이다.

최근 동원령 집행 과정에서 군사 경험이 없는 노인, 학생, 다자녀 가장, 만성질환자 등까지 포함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에 푸틴 대통령은 “마땅한 이유 없이 소집된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바로잡아야 한다”며 시정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서 “군대에서 복무한 사람이나 관련 경험이 있으며 전문 분야에서 훈련받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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