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느꼈던 ‘소개팅 앱’ 그녀, 사실은 그 회사 남자직원”

“설렘 느꼈던 ‘소개팅 앱’ 그녀, 사실은 그 회사 남자직원”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04-14 23:06
수정 2022-04-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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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앱 ‘아만다·너랑나랑’
‘가짜 여성계정 운영’ 의혹
권익위 공익신고
누적 회원수 660만명을 보유한 데이팅 앱 업체가 직원들을 동원해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고 여성 회원인 것처럼 활동하도록 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하루 평균 300여개의 허위 게시글을 올리면서 남성 회원의 결제를 유도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또 문제 제기를 한 일부 직원에겐 “애사심이 없다”고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소속 권호현 변호사는 14일 데이팅 앱 ‘아만다’와 ‘너랑나랑’을 운영하는 테크랩스와 이 회사 대표이사, 성명불상의 인물 등을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개인정보보호법, 형법(사기)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테크랩스 직원들의 내부 고발을 접수해 비실명 대리신고를 했다. 공익신고자는 변호사를 통해 신분이 노출될 걱정 없이 권익위에 신고할 수 있다.
누적 회원수 660만명을 보유한 데이팅 앱 업체가 직원들을 동원해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고 여성 회원인 것처럼 활동하도록 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누적 회원수 660만명을 보유한 데이팅 앱 업체가 직원들을 동원해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고 여성 회원인 것처럼 활동하도록 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됐다.
‘아만다’·‘너랑나랑’ 운영사 직원들, 직장갑질119 변호사 통해 내부고발테크랩스의 위법 행위는 지난해 11월 아만다의 새로운 버전(아만다 3.0)을 출시하며 ‘시크릿 스퀘어’라는 익명게시판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서비스는 성별(빨간색은 여성, 파란색은 남성)을 제외한 프로필 정보가 노출되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다.

게시글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리본(개당 150원)’ 3개를 사용해 ‘시크릿 매치’ 신청을 할 수 있고 상대가 이를 수락하면 프로필을 확인한 후 1대 1 대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통상 리본 18개(2700원) 정도를 써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출시 초기 한 달여 동안 하루에 작성된 가짜 여성 게시글은 최소 3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팀 직원 10여명이 46개 계정을 사용해 하루 5개의 글을 올리고, A부장을 비롯한 적극 가담 직원 4명이 20개의 글을 작성한 것을 토대로 산출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시크릿 스퀘어 여성 일 평균 게시글이 1141건이었는데, 이 중 최소 26%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이는 확인 가능한 계정만을 집계한 최소 수치로 실제로는 더 많은 글이 작성됐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또 자신들이 대만에서 운영하는 데이팅 앱의 여성 회원들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해 가짜 여성 계정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도 있다.

권 변호사는 “이용자를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부분은 형법상 사기 혐의”라며 “현행법상 형법 위반은 공익침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권익위에서 (수사기관에) 고발을 해 달라는 취지로 함께 신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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