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당산나무·향교도 귀한 유산입니다”

“마을 당산나무·향교도 귀한 유산입니다”

김승훈 기자
입력 2016-05-02 22:10
수정 2016-05-0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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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불국사 석굴암이나 숭례문만 문화재가 아닙니다. 조상들 묘소 앞 비석을 비롯해 마을의 당산나무와 향교, 성황당, 학교, 역사(驛舍) 등 고향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유산이 많아요. 시간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공간의 역사도 소중합니다. 건물이든 자연유산이든 꼭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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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이사장은 “우리도 문화유산을 잘 관리해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김종규 이사장은 “우리도 문화유산을 잘 관리해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이하 국민신탁) 이사장의 지론이다. 지역 문화와 숨결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 오래된 건물을 낡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무조건 헐고 새로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논리다. 국민신탁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신탁은 1895년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국민신탁)를 모델로, 2007년 3월 설립됐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시민과 기업의 기부나 증여로 위탁받은 재산·회비 등을 활용해 보전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취득,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운동이다. 우리나라는 민관합작이다.

국민신탁의 주된 업무는 무관심 속에 잊히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 주변 문화유산을 발굴, 보전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7일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서울 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서울시내 일제강점기 벽돌 한옥상가로는 유일하게 남은 건물)’도 국민신탁 노력으로 보전하게 됐다. “한 교수가 관광호텔을 지으면서 인근 한옥상가가 헐리게 생겼다며 지켜달라고 했습니다. 현장 조사를 한 뒤 소유주인 흥국생명을 설득했죠. 흥국생명도 역사적으로도, 건축사적으로도 중요하다는 걸 알고 팔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국민신탁은 개인 등에게 기증받은 건물이나 작품을 위탁관리하기도 한다. 경기 군포의 동래정씨 동래군파 종택, 대하소설 ‘태백산맥’ 속 보성여관 등이 대표적이다. “무형문화재 발굴·보전 쪽으로도 영역을 넓히려 합니다. 고궁이든 산사든 무형문화재가 함께해야 가치를 더 빛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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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6-05-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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