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명호(41)씨가 영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마리 카트란주가 자신의 작품 이미지를 무단 도용해 미국에서 소송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이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나무…#3’의 이미지 일부를 마리 카트란주가 무단으로 도영 및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4월 지인으로부터 이 사실을 들어 알게 된 뒤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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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따르면 그의 작품 ‘나무…#3’은 2011년 경기도 안산 시화호에서 촬영됐고, 2013년 4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포토 2013’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작품은 갈대밭에 있는 나무 뒤에 가로·세로 각 15m의 거대한 캔버스를 설치한 뒤 멀리서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씨는 마리 카트란주의 ‘마리 A to Z’ 컬렉션 중 알파벳 T에 해당하는 반팔 티셔츠와 가방에 이미지의 일부가 도용됐다면서 “실물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의도적으로 표절을 피해가기 위해 사진을 옆으로 늘리고 나뭇가지를 지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상품들은 인터넷 쇼핑몰 매치스패션과 마리 카트란주 홈페이지에서 판매됐으나,현재는 제품 목록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정세의 김형진 변호사는 “마리 카트란주가 이명호 씨의 작품을 이미 알고 있었는가와 두 작품이 유사한가가 소송의 주된 쟁점이 될 것”이라면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인정과 상표권 침해에 의한 손해배상, 제품판매 및 홍보중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손해배상액으로 200만 달러를 요구했다”면서 “마리 카트란주 변호인 측에서 꾸준히 합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나무…#3’은 예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면서 “현대미술에서 어디까지가 차용이고, 표절인지 기준이 되는 하나의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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