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특별전 ‘슬기롭게 사이좋게’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간행된 최초의 초등학교 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수’ 이후 초등교과서는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 첫 특별전 ‘슬기롭게 사이좋게 - 초등교과서 속 한글 이야기’를 17일부터 5월 29일까지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1895년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교과서인 ‘국민소학독본’과 삽화를 실은 1896년 교과서인 ‘신정심상소학’을 비롯해 전시 자료 66점과 관람객이 만져볼 수 있는 교과서 32점이 공개된다.
전시실은 중앙에 있는 넓은 체험 공간을 중심으로 1부 ‘나와 너로 시작하는 길’과 2부 ‘우리가 함께 걷는 길’로 나뉜다.
1부에서는 개화기부터 현대까지 시간순으로 초등교과서를 조명한다.
이어 2부에서는 1988년과 2013년에 출판된 국어 교과서의 목차를 함께 제시하고, 교과서 속에 있는 인상적인 구절들을 보여준다.
전시는 관람객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
예컨대 교과서 표지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단색에 그림이 작게 들어갔지만, 지금은 화려한 색상의 그림이 크게 실려 있다.
음악가 베토벤과 소설 크리스마스캐럴의 주인공인 스크루지를 1963년에는 각각 ‘베에토오벤’과 ‘스크리지’라고 표기했다는 사실도 흥미를 끈다.
한편 박물관은 전시를 앞두고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과 함께 1950년대 1차 교육 과정부터 2009년 개정 교육 과정까지 나온 초등교과서의 말뭉치(전산화된 대량 언어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나’라는 단어가 1950년대에는 아버지, 어머니, 학교, 집 등 가족이나 주변 관계를 지칭하는 어휘와 관련성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개성, 창의성, 호기심 등 개인의 능력과 가치를 드러내는 말과 어울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영호 국립한글박물관 관장은 “단순히 유물을 나열하는 전시를 지양하고 이야기가 있고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로 꾸몄다”면서 “초등교과서를 통해 언어의 변화상을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