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둘러싼 갈등”… 후임은 내부서 맡을 듯
롯데콘서트홀 김의준(66) 대표가 개관을 5개월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사표를 제출했고 오는 15일자로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8일 밝혔다.김의준 롯데콘스터홀 대표
공연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롯데콘서트홀 운영 방침을 두고 롯데그룹 경영진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그간 롯데콘서트홀이 기업 메세나 활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으나 그룹 측은 공연장 운영에 있어 적자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번 일로 그네들(그룹 측)도 다른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더라”는 말로 이를 시사했다. 차기 대표는 롯데그룹 내부 인사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예술경영인으로 예술의전당 공연사업국 국장, LG아트센터 대표, 국립오페라단장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5월 롯데콘서트홀 대표로 취임했다.
오는 8월 18일 문을 여는 롯데콘서트홀은 롯데그룹이 사회공헌을 위해 1500억원을 들여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점 8~11층에 지은 클래식 전용홀(2036석)이다. 예술의전당 이후 28년 만에 생긴 국내 두 번째 대규모 클래식 전용홀인 데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롯데문화재단이 운영을 맡아 기업 메세나의 모델로 자리잡을지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김 대표의 사퇴로 롯데콘서트홀이 클래식홀의 정체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기업의 순수예술문화 메세나는 당장 눈앞의 이익을 보고 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화에 대한 성숙한 인식을 갖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음악 전용홀을 지어놓고 제대로 돌아가게 하지 않는다면 기업 측에서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03-09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