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한 관심은 록스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5일(이하 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진행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의 첫 연습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한 외신 기자가 김연아(23)를 향해 던진 질문이다.

현지에 도착한 전날부터 김연아를 향해 끝없이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현이다.

이날 공식 연습을 마치자마자 김연아는 수십 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크로아티아 현지 언론을 비롯해 한국과 일본 등에서 찾아온 취재진에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인터뷰 모습을 지켜보려 하는 팬들까지 더해 좁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은 북새통을 이뤘다.

한꺼번에 몰린 방송 카메라들이 자리를 잡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동계올림픽의 ‘디펜딩 챔피언’이 다시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며 시즌 처음으로 참가한 대회이다 보니 외국 취재진은 당장 이번 대회의 준비 상황보다는 소치올림픽을 향한 마음가짐에 관심을 보였다.

커다란 기대를 받으며 느낄 수밖에 없는 부담감을 묻는 질문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김연아는 비슷한 질문 세례에 가벼운 마음으로 소치올림픽에 나서려 한다고 거듭 밝혔다.

”벌써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4년 전이네요. 그때는 부담이 있었죠. 하지만, 그때 최고의 연기를 보였으니 결과에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기분 좋게 마무리하려 합니다. 올림픽 시즌이 시작되니 더 많이 주목받고, 우승후보로도 많이 지목받으면서 또 부담이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고 싶습니다.”

이어 국민적인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인기에 관한 질문에서는 ‘록스타’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김연아는 이에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유명해지려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주목받는 것에 흔들리다 보면 경기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인기는) 별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아를 향한 현지의 관심은 이미 전날 자그레브 공항에서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현지 언론은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김연아의 모습과 발언을 담기 위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조직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회를 취재하겠다며 등록한 기자만 100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소규모 지역 대회에 불과하던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가 일약 세계의 눈이 쏠린 무대가 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