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허쉬’로 컴백…박진영 아닌 이트라이브 타이틀곡
“미쓰에이의 색깔이요? 우리는 ‘블랙 & 섹시’에요. 밝은 느낌보다는 다크하고 몽환적이죠.” (민)걸그룹 미쓰에이(수지·민·페이·지아)가 1년 1개월 만에 정규 2집 ‘허쉬(Hush)’를 들고 돌아왔다.
’남자 없이 잘 살아’를 앞세운 전작 ‘인디펜던트 우먼 파트 Ⅲ(Independent Woman Part Ⅲ)’가 지난해 10월에 나왔으니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꽤 긴 공백기를 가진 셈이다.
지난 5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미쓰에이는 “그룹 활동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며 “아직 단독 콘서트도 해보지 못했다”고 그동안의 갈증을 설명했다.
앨범에는 일렉트로닉 알앤비 장르의 ‘놀러와’, 1960-70년대 흑인 음악(모타운·MOTOWN) 분위기에 브라스 사운드를 버무린 ‘(마마) 아임 굿’ 등 신곡 8곡과 ‘터치(Touch)’, ‘남자 없이 잘 살아’ 등 기존 히트곡 5곡을 포함해 13곡이 담겼다.
이 가운데 동명의 타이틀곡 ‘허쉬(Hush)’는 연인과의 키스를 소재로 어쿠스틱 사운드 안에 파격적인 섹시 콘셉트를 녹여냈다.
”노래 자체로는 걸리쉬(Girlish·소녀스러움)할 수도 있지만, 퍼포먼스와 함께 보면 ‘반전’이 있어요. 강하죠.” (수지)
타이트한 보디 슈트를 입고 무대 바닥을 휘저은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에서 아찔한 시스루 패션으로 무장한 ‘터치(Touch)’까지, 정도는 다르지만 이들은 늘 섹시를 지향해왔다.
그러나 이번 노래는 수지의 말처럼 더 ‘강하다’. 가사는 한층 직설적이 됐고, 바(Bar)를 이용한 퍼포먼스는 관능적이다.
”예전의 미쓰에이는 ‘남자 없이도 잘 산다’며 발을 ‘뻥’차고 그랬잖아요? 이번에는 동작 하나하나 절제해서 힘을 줘야 하죠. 느낌보다는 ‘각’이 잡힌 눈빛과 표정이 중요했어요.” (민)
”우리가 가진 것은 건강한 섹시미에요. 파워풀한 동작들 때문에 야하지 않을 겁니다. ‘배드 걸 굿 걸’ 때도 짧은 의상으로 활동했지만 야하다는 이야기는 없었어요.” (지아)
이번 음반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박진영이 만든 신곡이 없다는 것. ‘허쉬’는 소녀시대의 ‘지(Gee)’를 만든 이트라이브의 곡으로, 이들이 박진영 아닌 다른 작곡가의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룹 활동을 하는 동안 (박진영) 프로듀서의 곡만 받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분의 곡을 받아서 굉장히 놀라웠어요.” (민)
이들은 지난 1년여간 50곡이 넘는 수록곡 후보군을 듣고 직접 의견을 내 앨범에 골라 담았다. 노래만 좋다면 굳이 박진영의 곡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페이와 지아는 이를 두고 “녹음 스트레스가 없다. 편하다”고 말하고서 웃었다.
박진영이 녹음실에서 해당 노래가 품은 감정과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지시하는 스타일이라면, 이트라이브는 꼭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박진영 프로듀서에게 곡을 받지 않으니 ‘부모님을 떠난 느낌’”이라며 “처음 호흡을 맞추는 분과의 작업이라 어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AM의 조권은 ‘허쉬’를 듣고 “다른 곳에서 놀다가 미쓰에이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들에게 딱 맞는 ‘옷’이라는 말이다.
”’미쓰에이다운 것’이요? 무대 위에서 시원시원하게 춤추는 모습이 아닐까요? 땀에 젖어서 머리가 엉켜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그런 모습이요. 하하” (수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