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각형 추정 지붕돌 찾아 “최소 2기 이상 승탑 존재”
통일신라 말기 불교 선종을 대표하는 9개의 산문인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한 곳인 강원 강릉 굴산사 터에 승려 부도탑이 하나 더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구산선문은 9~10세기 신라의 쇠퇴에 따른 사회 혼란기에 산골짜기에 숨어들어 사상계를 주도했던 아홉 갈래의 승려 집단을 일컫는다.강원 강릉 굴산사 터에서 발굴된 승탑의 지붕돌(옥개석).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굴산사 터에 대한 발굴 조사 결과 승탑(僧塔)을 구성한 부재 중 하나로 8각형으로 추정되는 지붕돌(옥개석)을 찾았다고 28일 밝혔다. 이 승탑 부재는 윗면에 기왓골을 조각하고 아래에는 서까래를 두 겹으로 표현한 겹처마 집 형태다. 물이 흘러내리는 각 모서리 선은 굵직하고 끝은 봉긋하게 돌출돼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런 형태의 지붕돌은 통일신라시대에 등장한 승탑과 유사한 형태”라며 “굴산사에는 최소 2기 이상의 승탑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만 남은 굴산사 일대에는 신라 문성왕 13년(851)에 이곳을 창건한 범일국사(梵日國師) 승탑(보물 85호) 1기만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조사단은 이번 발굴을 통해 모두 10기에 이르는 건물터를 비롯해 담장터, 계단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10-29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