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10여개 난립하는데… ‘평창’은 살아 남을까

비엔날레 10여개 난립하는데… ‘평창’은 살아 남을까

입력 2013-07-09 00:00
수정 201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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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하모니’ 주제 20일 개막… 문화·예술계 안팎 우려 목소리

해마다 10여개의 비엔날레가 난립하는 ‘비엔날레 공화국’에서 뒤늦게 가세하는 ‘평창비엔날레’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는 20일 닻을 올리는 ‘2013평창비엔날레’를 놓고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세계도자비엔날레’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 굵직한 미술 관련 비엔날레가 이미 ‘포화’인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비엔날레가 설 땅이 있을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평창비엔날레가 열리는 알펜시아리조트에 설치된 ‘대지미술’. 스키 슬로프 6개 면에 형형색색의 모양을 꾸몄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평창비엔날레가 열리는 알펜시아리조트에 설치된 ‘대지미술’. 스키 슬로프 6개 면에 형형색색의 모양을 꾸몄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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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비엔날레를 주관하는 강원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8월 31일까지 42일간 ‘지구 하모니’를 주제로 작가 130여명의 다양한 작품이 알펜시아리조트와 동해 망상 앙바엑스포전시관에서 열린다. 기존 비엔날레와 차별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신진 작가 발굴, 관객 친화적 미술 축제, 미술은행(아트뱅크) 구축 등을 목표로 잡았다. 이 행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문화올림픽의 의미를 지녔다.

그러나 준비 단계에서부터 여러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2개월여의 턱없이 부족한 준비 기간, 지방자치단체의 구색 맞추기식 전시 행사, 불확실한 수익 구조 등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강원지부 관계자조차 “어떤 프로그램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지역 예술계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진행한 준비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대개 1~2년 전부터 행사 준비에 들어가는 여타의 비엔날레들과는 달리 평창비엔날레는 지난 5월 중순에야 조직위를 대신하는 지원팀을 꾸렸다. 관련 예산이 지난 4월 도의회 추경에서 간신히 확정돼 세부 일정이 뒤로 미뤄진 탓이다. 재정자립도 20%를 겨우 넘는 강원도가 비엔날레에 25억원(국비 10억원 포함)의 예산을 쏟아붓는 게 재정 낭비라는 비난 여론이 영향을 끼쳤다.

관객 동원과 수익 확충도 문제다. 피서철을 맞아 알펜시아리조트와 망상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을 끌어들여 최대 200만여명의 관람객을 모으겠다는 계획은 장밋빛 전망에 그칠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피서객으로 머릿수를 채우려다 보면 비엔날레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단 측은 식음료와 전시장 아트상품 판매로 수익을 확보할 계산이지만 기존 비엔날레의 전례를 볼 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0여명의 외국 작가와 30~50대 국내 신진 작가를 중심으로 한 실험적인 작품들이 평창비엔날레에서 어떤 예술적 정체성을 구현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원문화재단은 예산과 시간의 부족은 인정하면서도 비엔날레의 성공 여부는 추후 관람객의 판단에 맡겨 달라는 입장이다. 실제 행사 기획은 1년 전부터 이뤄졌고 기존 예술계와의 협업도 전략적인 이유로 생략했다는 주장이다. 안광준 예술총감독은 “유명 작가 초빙과 그들의 명성에 기댄 홍보, 이에 따른 과도한 예산 지출은 그동안 비엔날레의 공식이 돼 왔다”면서 “비엔날레의 홍수 속에서 기존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는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서울, 대전, 대구, 부산에서 비엔날레가 잇따랐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만 수백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문화적 파급력과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한 전시 기획자는 “1995년 개막해 역사가 가장 오래된 광주비엔날레조차 지난해에는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들었다”고 꼬집었다. 올해도 9월 이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세계도자비엔날레’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등이 줄줄이 열린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지자체마다 구색 맞추기처럼 개최하는 비엔날레가 정확한 좌표 설정에 실패했고, 제대로 된 중간 점검 장치도 없었다”면서 “비엔날레 스스로 확고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의 홍수 속에서 세계 3대 비엔날레인 상파울루비엔날레가 차별화 전략으로 전시 대신 강연과 토론 위주의 행사를 벌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관람객 55만명 수준의 부산비엔날레도 지난달 미술 전문가들을 모아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측은 “지난 10년간 문제점으로 제기돼 온 부산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다시 고민해 보고, 대형 국제전시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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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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