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현대무용제 ‘모다페’ 바벨 등 국내외 총 18편 공연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와 데미안 잘렛의 ‘바벨’
모다페 제공
모다페 제공
예술감독을 맡은 한선숙 한국현대무용협회 회장은 “현대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삶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라는 의미”라면서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공연도, 전문무용수와 관객이 경계 없이 즐기는 공연도, 모두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다페에서는 세계 무용의 경향을 볼 수 있는 해외초청공연 5편과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한국 춤예술가의 작품 13편을 만날 수 있다. 개막작부터 관심을 끈다. 세계 현대무용계가 주목하는 젊은 안무가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37)가 협력안무가 데미안 잘렛과 만든 ‘바벨’(17·18일)을 공연한다. 바벨탑 이야기를 중심으로 언어와 국가, 종교, 정체성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이 작품은 음악, 연극적 요소, 무용 테크닉 등 무대언어가 다양하게 녹아있다.
대학로 예술극장에서는 20일부터 3일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무용수 니콜라스 아페인의 ‘멍키 씨 멍키 두‘(20일), 마임 공연자 파트리스 티보의 ‘페어리 플레이’(21일), 다니엘 아브레우 컴퍼니의 ‘오트로스 라스트로스’(22일)가 이어진다. 아브레우는 지난해 모다페에 ‘애니멀’을 선보이면서 관객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올해 재초청된 그는 ‘오트로스 라스트로스’에서 삶의 여정을 은유한 작품을 선보인다. 스위스 안무가 니콜 세일러는 ‘리빙룸 댄서즈’(24·25일)를 올린다. 세일러가 지난 2월 한국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보고 출연진을 선발했다. 미용실, 카페 등 대학로 곳곳이 무대다. 대학로를 거닐면서 창 너머로 춤추는 무용수를 들여다보는 독특한 작업이다.
국내 현대무용계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은 20~24일에 만난다. 20일에는 국은미(숨 무브먼트)의 ‘워킹’, 정현진의 ‘뒤바뀐 새벽’, 안지형의 ‘나무=존재의 무거움’, 김경영의 ‘프롬 더 클래식 무브먼트’, 정석순(지구댄스시어터)의 ‘블루’, 최문석의 ‘인스트.액트’가 각각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22일에는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빨간나무’(강경모), ‘씬풀 소트’(김동규), ‘동행’(전혁진)을 공연하고, 24일에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디스 이스 마이 시트’(김영미), ‘실수’(김보람), ‘낫싱 포 60미니츠-미디어 파트’(백호울, 마티아스 에리안)를 올린다.
폐막작은 국내 현대무용계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로 꼽히는 안신희·이윤경·차진엽이 만드는 ‘세 입술’이다. 그리스 비극 ‘트로이 여인들’을 바탕으로 불행의 막바지라는 극한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을 30대, 40대, 50대 무용가가 각자의 방식대로 표현한다. 18일과 26일 대학로예술극장에서는 국내 차세대 안무가들을 소개하는 ‘스파크 플레이스’를 연다. 라주미, 박상준, 신아람, 차형도 등 무용가 8명이 작품을 발표한다. 이 밖에 사진전, 실험공연 ‘오프 스테이지-모스’, 모다페 포럼 등도 준비했다. 2만~5만원. (02)765-5352.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2013-05-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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