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반지의 제왕’ 스토리 집중 발굴, 육성한다”

“한국판 ‘반지의 제왕’ 스토리 집중 발굴, 육성한다”

입력 2013-04-22 00:00
수정 2013-04-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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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예산 증액·법안 마련·업무 신설 등 스토리 진흥정책 근본 틀 변화”문화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개인 창작물 넘어 상품 거래 환경 조성”

구전으로 전해지던 북유럽 신화 중 하나가 1950년대 판타지 소설 3부작으로 재탄생한다. 전 세계 독자들은 이 소설에 열광했고, 소설 속 이야기는 문학, 음악, TV, 비디오 게임 등 다른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01-2003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져 어마어마한 흥행을 일궈낸다. 이후 캐릭터 상품, 촬영지 관광, 테마 파크 건설 등으로 다시 막대한 부가 수익을 올리게 된다.

’반지의 제왕’ 이야기다. 묻힌 스토리 한 편이 얼마나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다.

또 영국 소설가 조앤 롤링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로 지난 10년간 30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스토리’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드라마를 앞세워 한류 열풍을 일으킨 우리에게도 매력적인 이야기 소재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 문화 상품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

스토리 발굴이라고 해 봐야 공모전 중심으로 단편적으로 진행됐을 뿐이다. 채택되지 못한 시나리오나 드라마 시놉시스는 그대로 묻혀버리고, 재능있는 작가들은 표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는다.

파편화한 채 뒤로 밀린 스토리가 문화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된다. 스토리산업을 대하는 정부 진흥정책의 틀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모전만으로 스토리를 발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풍부한 원천 소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스토리화·상품화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적극적으로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스토리 분야를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정책 과제를 마련하고자 최근 ‘이야기산업 활성화 중장기 정책방향 수립’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스토리 산업 현황, 5개년 로드맵 등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하반기에는 관련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법안 마련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토리 산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면 근거 법률부터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1월 제정된 제조업 분야 관련 법률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을 참고하고 있다.

뿌리산업은 주조, 금형 등을 통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산업을 말한다. 뿌리산업법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년마다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등 관련 진흥 정책의 토대가 되고 있다.

앞서 문체부는 부처 직제(시행규칙)에 스토리산업 진흥 업무 영역을 신설했고, 올해 예산도 이례적으로 많이 확보해 뒀다.

이전까지는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만 10억이 안 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올해는 31억원이나 편성했고 추경 예산에서 20억원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스토리기획개발 공모, 스토리창작아카데미 조성, 지역 스토리 창작센터 육성 지원, 콘텐츠 원작소설 창작과정 운영, 스토리 공모전 수상작 사업화 지원, 스토리 마켓 개최 등 신규 사업이 올해 대거 추가됐다.

정부는 단계별로 ▲스토리 원료의 소재화 ▲소재의 스토리화 ▲스토리의 상품화 ▲스토리텔링 마케팅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건은 한글 역사 자료 부족, 스토리 개발과 투자에 대한 위험성, 전문 인력 부족, 아이디어에 대한 보상 미비, 영세한 작업 구조 등의 난관이다. 저작권 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문체부는 일단 스토리의 원형을 발굴하고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부터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기획 개발비를 지원해 초기 투자 위험을 분담하고, 수익배분을 위한 표준계약서도 개발해 보급한다.

아울러 장르·매체·단계별로 스토리 직업군을 표준화하고,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등 전문 인력과 스토리전문회사도 육성하기로 했다. 스토리를 과학적으로 연구해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게끔 관련 연구개발(R&D) 지원도 크게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국정과제로 제시된 공동 창작 공간 콘텐츠코리아 랩과 연계해 아이디어가 산업으로 움틀 수 있게끔 관련 분야의 전문 인력이 협업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21세기 문화의 신소재로 아이디어와 스토리를 주목해야 한다”며 “좋은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많이 사장되고 있는데 상품으로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개인만의 창작물로 보지 말고 체계적인 연구개발 및 산업의 대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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