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급랭… 종교계 “남북 교류 사업 어떡해”

한반도 정세 급랭… 종교계 “남북 교류 사업 어떡해”

입력 2013-01-25 00:00
수정 2013-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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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北 비핵화 포기 파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만 타는 종교계.’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대북 교류 재개에 한껏 기대를 품었던 종교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그에 대한 북측의 한반도 비핵화 포기며 6자회담 및 9·19공동성명 사멸 운운 등의 강경 대응에 따른 것이다. 종교계는 종단별 혹은 연합 차원의 대북교류 재개를 위해 북측 종교계와 접촉을 계속해 온 상황에서 돌발 변수를 맞아 새 정부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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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 그에 따른 북측의 강경 반응에 종교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은 2011년 남북 불교계 대표들이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에서 함께 한 합동법회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와 그에 따른 북측의 강경 반응에 종교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사진은 2011년 남북 불교계 대표들이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에서 함께 한 합동법회 모습.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종교계는 이명박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사실상 북측 종교계와의 실질적인 교류를 중단한 상태다. 그러면서도 개별 종단 차원에서 북측 종교 관계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우회적인 협의를 통해 교류 재개를 추진해 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축’과 관련한 장밋빛 공약에 따라 최근 들어 대북 교류에 한층 박차를 가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종교계가 올해 추진 중인 크고 작은 교류 사업이 적지 않다. 종교인평화회의(KCRP)의 3·1민족대회 10주년 남북 공동 행사, 개신교계의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 총회(10월) 중 평화열차 운행, 불교계의 평양 불교회관 건립, 원불교의 평양 국수공장 가동, 천도교의 개성 남북 교도 공동 시일식 개최 등등.

이 가운데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7대 종단 모임인 KCRP의 3·1민족대회 10주년 남북 공동 행사는 코앞에 닥친 종교계의 현안이다. 2003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KCRP와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가 공동 주관하고 북측 대표 105명이 참석해 열린 3·1민족대회는 참석자 중 절반가량이 종교인이었던 만큼 사실상 남북 종교 교류의 첫 장을 연 행사로 평가된다. KCRP는 이 행사 10주년 행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서울에서 치른다는 계획을 세워 북측 종교인들과의 1차 협의를 거친 뒤 정부 관계 부서와 행사 개최를 협의해 왔으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사태 이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WCC 부산 총회 때 운행 예정인 평화열차도 종교계, 특히 개신교계의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행사다. 부산 총회에 참가하는 세계 기독교 대표들이 평화열차를 타고 독일을 출발해 러시아 모스크바, 중국, 평양을 거쳐 부산에 도착한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WCC 총회와 관련한 정부 예산이 책정된 데다 유럽, 러시아 교회들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중국과 북한 측에 열차 통과 성사를 독려하고 있어 평화열차를 주관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측이 한껏 고무된 상태지만 이 프로젝트도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불교계 역시 지난해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실무회담을 해 중장기 공동 사업 추진에 합의한 상태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된 내금강 불교 유적 공동 조사 재개와 북한 불교 문화재 공동 전수조사, 남북 사찰 간 결연을 통한 교류와 평양 지역 불교 유적 발굴·복원 후의 평양불교회관 건립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으로 정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막히고 풀렸던 과거 교류를 볼 때 이번 중장기 사업 추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조계종 관계자는 귀띔했다.

원불교는 10년 전 평양에 설립한 빵 공장을 5년 전 국수공장으로 전환했으나 남북관계가 경색돼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연말 북측 관계자들과 공장 재가동을 협의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옛 개성 교당 복원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천도교는 올해 하반기 중 개성에서 남북 교도들이 천도교 종교 행사를 함께 여는 것에 대해 북측 천도교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며 개신교는 평양 장충성당과 봉수교회 건립 25주년을 맞는 올해 기념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

종교계는 일단 새 정부의 대북관계 변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눈치다. 특히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북측이 성명을 통해 밝힌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다”고 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변진흥 KCRP 회장은 “남북 종교 교류는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민간 교류 차원에서 지속돼야 할 사안”이라며 특히 “새 정부의 대북관계 지표가 될 남북 종교 교류가 먼저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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