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화 민족사 대표 논문
‘경허 선사가 말년에 은둔한 건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부끄러워하고 후회한 탓이다.’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로 통하는 경허(1849~1912) 선사가 자신의 무애행(無碍行·얽매임 없는 행동)을 변명하고 후회했다는 평가가 나와 화제다. 화제의 논문은 윤창화 민족사 대표가 ‘불교평론’ 가을호(통권 제52호)에 소개한 ‘경허의 주색(酒色)과 삼수갑산’. 이는 그동안 불교계에서 논란이 돼 왔던 경허 스님의 무애행에 대해 새롭게 접근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허 선사
윤 대표에 따르면 경허 스님은 이 같은 변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취은화상행장’의 말미에 자신의 무애행을 후회하고 있다. “나는 쓸모없는 존재로서 세상에 쓸 데가 없고 부처님 교화에도 폐단을 끼쳐 백 가지 잘못을 함께 일으켜서 도덕으로는 구제할 수 없는데 문장으로 또 어떻게 구제할 수 있으리오. 그래서 비분강개하여 문묵을 놓아버린 지 수년이 되었다.” 윤 대표는 결국 경허 스님이 말년에 산수갑산에 은둔한 것을 놓고 “음주식육과 여색 등으로 비도덕적·비계율적 행위를 일삼은 것이 대중들로부터 ‘악마’ ‘마종’(魔種)이라는 원색적 비판과 비난을 샀고 그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이와 관련해 “경허 선사가 전통선을 다시 살린 공이 높지만 막행막식으로 계율의식을 무너뜨리고 후대 수행자들이 주색을 답습하게 한 건 일대 과오”라며 “현대의 수행자들이 그의 삶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계정신을 높여야 한다.”고 매듭지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2-08-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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