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중한 고미술품 자식에게 상속 말고 박물관에 기증 하세요”

“귀중한 고미술품 자식에게 상속 말고 박물관에 기증 하세요”

입력 2012-02-27 00:00
수정 2012-02-27 00:2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기증 서화 본지 첫 공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1950년 9월 김재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재임 1945~1970년)은 덕수궁 석조전에서 북한군이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에서 문화재 이송에 필요한 짐을 꾸리고 있었다.

이미지 확대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960~1970년에 골동품을 수집한 애호가들의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960~1970년에 골동품을 수집한 애호가들의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9·28 서울 수복을 앞두고 북한군은 서울의 문화재를 싸들고 북으로 가겠다고 했다. 북한 체제가 완료되기 직전 1947년 개성박물관에서 고려청자 등 귀중한 유물을 다 싸들고 내려왔던 김 관장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들키면 죽을 각오를 하고 낮이면 문화재 포장을 하는 척했다가 밤이면 그 포장을 풀었다. 결국 북한군은 문화재 북송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문화재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다.

이미지 확대
허련(許鍊·1809~1892) 묵모란도(墨牡圖).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허련(許鍊·1809~1892) 묵모란도(墨牡圖).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아버지가 초대, 자신은 11대 박물관장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아하는 소녀의 감수성을 지녔다. 그 감수성으로 김 관장은 지난해 가을 유품으로 간직하던 운보 김기창의 독락도(獨圖) 등 29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품엔 1950년대 한·타이완 학술대회 때 갑골문자 해독의 권위자인 둥쭤빈(董作賓·1895~1963)이 써준 갑골문서예(甲骨文書藝),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 사촌이 써 준 서예 등도 있다. 기증품을 엄격히 골라서 받아들이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부의 안목을 고려할 때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하다.

다만 기증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미술시장에서 한국화가 평가절하되고 있어서다. 김 관장은 26일 “수집한 골동품들이 아니고 대부분 아버지가 선물 받았던 것인데, 가격 환산은 어렵다.”면서 “국제 교류가 적었던 시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박물관들과 어떤 교류를 했는지 보여 주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대략 미술계의 감정가 등으로 미뤄볼 때 29점의 가치는 수억원대로 평가된다.

1954년에 그려 아버지 이름으로 증정된 운보의 ‘독락도’에는 일화가 있다. 그는 “덕수궁 석조전으로 가기 전에 국립박물관이 남산에 있었는데, 그때 우리는 그 근처에 집을 사서 살았고,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다시 김기창과 우향 박래연 화백이 살았던 게 인연이 됐다.”고 했다. 그 집터는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문학인의 집’이 됐는데, 1950년대에는 연합참모본부가 사용했다고 한다.

김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 구매 예산은 연간 29억원에 불과해 1960~1970년에 골동품을 수집했던 애호가들의 기증이 꼭 필요하다.”면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중 20%는 기증에 의한 것으로, 국보급·보물급 등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관장은 “1960~1970년대에 골동품을 수집하셨던 분들은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보다는 기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비단이나 한지에 그린 그림들은 전문가가 아니면 보관이 어렵다. “완벽하게 보관하고 전시하게 되면 ‘○○○ 기증’이란 꼬리표를 꼭 달겠다.”고 말했다.

외국 주요 박물관 큐레이터의 주요 업무가 좋은 작품을 많이 가진 수집가들에게 기증을 간곡하게 요청하는 일이듯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래 몸담은 큐레이터들도 이 업무를 ‘한국적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2월 9일 취임해 벌써 취임 1주년을 넘긴 김 관장은 올해 ▲터키문명전(5월) ▲미국 소재 한국 미술전(6월) ▲고대마야문명전(9월) ▲천하제일 비색 청자전(10월) 등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 문명 전시 시리즈를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김 관장은 “세계화 시대에 외국을 잘 알수록 우리를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이라며 “온종일, 일주일 내내 놀고 뒹굴 수 있는 박물관을 임기 내에 만들어 보려고 하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김영나 관장은 근대미술사를 주로 연구한 미술사학자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를 하던 중 지난해 2월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됐다. 언니는 불교 조각 연구의 권위자인 김리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서양미술사학회장, 문화재위원, 서울대 박물관장을 지냈다. 경기여고를 나와 미국 물렌버그대학 미술학과를 거쳐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1년 서울생.

최기찬 서울시의원 “금천 교육 정책 성과 나타나”… ‘교육도시 금천 2.0 도약’ 추진

금천구 공교육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최기찬 금천구청장 출마예정자(서울시의원, 재선)는 “금천 교육 정책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도시 금천 2.0’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10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최 출마예정자는 22일 “최근 금천구 교육환경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공교육 지원 정책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개선에 그치지 않고 금천 교육 전반의 특색 있는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 단계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시 교육환경 만족도 조사 결과 금천구의 공교육 만족도는 2021년 23위에서 2023년 9위까지 상승한 바 있다. 다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진로 교육, 방과 후 학습, 교육 지원 프로그램 확대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 출마예정자는 이와 같은 문제를 반영해 ▲금천형 교육지원센터 기능 강화 ▲학교-지역 간 교육협력 플랫폼 구축 ▲청소년 진로, 직업 교육 체험 확대 ▲방과 후 학습 지원 프로그램 강화 등 교육도시 금천 2.0 정책을 제시했다.
thumbnail - 최기찬 서울시의원 “금천 교육 정책 성과 나타나”… ‘교육도시 금천 2.0 도약’ 추진

2012-02-27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일상 및 업무 내 AI 서비스 활용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일상 및 업무 내 AI 서비스 활용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일과 대부분을 AI와 병행한다.
단순 참고용으로 간헐적 활용한다.
거의 활용하지 않거나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 우선이다.
지난 Poll
1 /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