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새달 줄줄이 내한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 새달 줄줄이 내한

입력 2010-04-12 00:00
수정 201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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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색깔 만나고 싶으세요~

클래식 음악계에 한국의 5월은 ‘잔인’하다. 공연이 없어서가 아니다. 너무 많아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오케스트라들이 잇따라 내한공연을 예고하면서 신경전이 치열하다. 클래식 인구가 어느 정도 한정된 탓에 표 분산이 불가피하다. 주최 측의 걱정이 크다. 그래도 관객 입장에서는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 공연의 특색을 짚어본다.

●지휘자의 역량을 느끼고 싶다면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의 화제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복귀에 맞춰져 있지만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의 방한도 그에 못지않게 의미가 있다. 필하모니는 지휘자에 따라 팀 색채의 변화 폭이 특히 크다. 그만큼 지휘자의 역량이 잘 드러난다는 얘기다. 더욱이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은 아쉬케나지의 대표적 레퍼토리다. 아쉬케나지가 팀 색채를 어떻게 수놓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5월3~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후 8시, 5월6일 경기 고양 고양아람누리. 7만~25만원. (02)599-5743.

●색다른 음색을 듣고 싶다면

지휘자 로저 노링턴이 독일 슈투트가르탄 방송 교향악단을 이끌고 온다. 클래식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아, 노링턴이 지휘했구나.’하고 금방 알아차릴 만큼 지휘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현악기의 비브라토(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를 없애 담백한 소리를 이끌어내고 악기별 좌석 배열을 바꿔 풍부한 화음을 유도한다. 방대한 말러 교향곡마저 이렇게 연주하니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호불호(好不好)가 뚜렷하게 갈린다. ‘노링턴 논란’의 핵심에 있는 말러와 브루크너 교향곡을 이번 내한 때 연주하지 않는 점은 아쉽다. 5월6일 오후 8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 4만~13만원. (031)783-8000.

●신선한 레퍼토리가 듣고 싶다면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명 지휘자 샤를르 뒤투아와 함께 온다. 일단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와 ‘봄의 제전’을 공연장에서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뒤투아가 이 곡을 어떻게 해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5월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오후 7시30분. 4만~20만원. (02)399-1114~6.

●그냥 편하게 듣고 싶다면

영국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서울 둔촌동 올림픽공원에서 야외공연을 마련했다. 봄나들이 기분으로 명문 교향악단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가도 괜찮다. 워낙 탄탄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교향악단이라 드넓은 곳에서 감상해도 음량이 퇴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7시. 3만~8만원. 실내 콘서트도 있다. 1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에서다. 지휘는 체코 출신의 이리 벨로흘라베크가 맡는다. 5만~20만원. 1588-0360, 1577-5266.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10-04-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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