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 파출소장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 파출소장

입력 2010-01-23 00:00
수정 2010-01-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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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파출소장이 자신이 쓴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영화판에 도전한다.

 경찰 경력 23년차인 박병두(46.경위) 수원서부경찰서 고등파출소장이 주인공이다.

 박 소장은 2006년 5월 펴낸 장편소설 ‘그림자 밟기’의 동명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영화 ‘그림자 밟기’는 ‘엽기적인 그녀’를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그림자 밟기’는 연쇄 성폭력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경찰과 범인 사이의 대결,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 등을 다뤘다.

 삼십대 초반의 피해 여성은 2인조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사실이 알려지면 가정이 파탄날 수 있다며 주인공인 경찰관에게 사건을 은폐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경찰관은 피해자의 절박한 요구를 뿌리치지 못해 사건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은밀하게 수사를 진행한다.

 강도들은 사건이 은폐된 것을 알아차리고 피해자를 또다시 협박한다.이 일로 경찰관은 비리 경찰로 내몰리고 중징계를 받는다.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박 소장은 “1990년대 초 실제 내가 경험했던 사건을 소재로 했다”며 “소설을 본 곽 감독의 제안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자를 붙잡아 처벌하는 일과 사회에서 버림받는 사람들을 돕는 일,그리고 글을 쓰는 일이 서로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글을 쓰는 것은 범죄와 좌절 속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고통에 인간적으로 참례(懺禮)하는 일”이라고 했다.

 1983년 ‘TV문학관’ 드라마 대본 공모에 입선해 일찌감치 글쓰기에 재능을 드러낸 박 소장은 1990년 ‘문학세계’를 통해 시인으로,1992년에는 ‘월간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장편소설은 ‘그림자 밟기’ 외에 ‘유리 상자 속의 외출’(1998년)이 있다.

 시나리오 ‘그림자 밟기’는 지난해 제12회 행정안전부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당선작으로 뽑혔다.

 1988년 경찰에 입문한 박 소장은 직장생활을 하며 한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아주대 국문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이육사문학상과 전태일문학상,경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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