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간이역 닮은 아버지와 가족애

쇠락한 간이역 닮은 아버지와 가족애

입력 2009-10-01 12:00
수정 2009-10-01 12: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볼 만한 드라마] SBS 2부작 특집극 ‘…당신의 자리’

명절이면 방송사들이 앞다퉈 특집 드라마를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아쉽지만 올해 한가위에는 SBS가 유일하게 특집극을 준비한다. 5일과 6일 오후 8시50분 방송하는 2부작 ‘아버지, 당신의 자리’(극본 정서원, 연출 이종한)이다. 추석과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따뜻한 가족애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보건복지가족부가 제작을 지원했다.

이순재, 정혜선, 양택조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인 청소역이 무대다. 문 닫을 위기에 놓인 이 역에는 50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성복(이순재)이라는 역무원이 있다. 집안 제사가 있어 성복의 자녀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이즈음 말순(정혜선)이라는 장년의 여성이 성복의 집에 머무르게 되는데 성복의 가족들은 말순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성복은 23년 전 넷째 아들 희철(이디엘)을 잃어버렸다. 그 여파로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가족 사이에서는 불화가 생겼다. 그런데 말순이 당시 희철과 또래의 아이를 잃고는 희철을 데리고 갔다고 고백한 것. 친자식처럼 키웠지만 희철은 18세가 되던 해에 사고로 숨졌다는 이야기도 털어놓는다. 집안에 깊은 상처를 새긴 말순이 나타나 가족들은 크게 동요하지만 성복은 결국 용서를 택하고 집안은 가족애를 되찾게 된다.

지난해 SBS 창사특집극 ‘압록강은 흐른다’를 포함해 ‘왕룽일가’, ‘토지’, ‘연개소문’ 등을 연출했던 이종한 PD는 “쇠락한 간이역과 인생을 함께한 노인의 상처 깊은 가족사를 통해 가족간의 이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이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그리려 했다.”고 말했다.

MBC는 2일 오후 9시50분 TV무비 ‘선덕여왕’을 한가위 특집으로 마련했다. ‘선덕여왕’의 인기에 힘을 보태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송됐던 내용을 180분, 2부작으로 압축한다. MBC는 하이라이트 짜깁기가 아닌, 재편집을 통해 완결된 영화 같은 내용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탐나는도다’가 막을 내린 주말 드라마 시간대는 특집 예능 프로그램이 메운다.

KBS는 1TV를 통해 추석 특선 앙코르 TV 문학관을 준비했다. 3일 밤 12시25분 이순원 원작의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1999년), 5일 밤 12시30분 김주영 원작의 ‘홍어’(2000년)를 내보낸다. 2TV 주말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은 그대로 방송하지만, ‘천추태후’가 막을 내린 주말특별기획 시간대는 특선 영화가 대신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9-10-01 18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1월 5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미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여론조사 격차는 불과 1~2%p에 불과한 박빙 양상인데요. 당신이 예측하는 당선자는?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