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착 여객기서 승객 100여명 집단 ‘건강 이상’

뉴욕 도착 여객기서 승객 100여명 집단 ‘건강 이상’

최훈진 기자
입력 2018-09-08 12:30
수정 2018-09-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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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든 전염병 공포, 왜… 反백신 기조 확산

최근 두바이와 유럽에서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항공편 승객들이 잇달아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하면서 홍역 등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악시오스 웹사이트 캡처
최근 두바이와 유럽에서 출발해 미국에 도착한 항공편 승객들이 잇달아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하면서 홍역 등 전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악시오스 웹사이트 캡처
미국 내 전염병 확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여객기에서 승객 100여명이 집단으로 건강 이상을 신고한 데 이어 6일(현지시간)에는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유럽발 미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두 편에서 승객 12명이 독감 증세를 호소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독일 뮌헨과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두 편에는 모두 25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12명이 공항 도착 직후 몸이 아프다고 신고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CDC는 이들을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벤저민 헤인즈 CDC 대변인은 “12명은 목 아픔과 기침 증상을 신고했고 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두바이발 항공편을 탄 뒤 건강 이상을 호소한 100여명 가운데 19명이 아픈 것으로 판명됐다. 이중 10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들 모두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그러나 뉴욕 CDC의 부센터장인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 박사는 “여객기 1대에서 한번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픈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미 베일러의대 피터 호테즈 열대의학과장은 이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미국 내 전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테즈 학과장은 미국을 넘어 유럽, 일본 등 전 세계를 물들인 이른바 ‘안티 백신’(백신 접종 반대) 운동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1998년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는 홍역 예방(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거짓으로 밝혀져 웨이크필드의 의료 면허는 취소됐지만 지금도 그의 주장을 믿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예방접종에 회의적인 반(反)백신 기조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돼 쉽게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올해 들어 홍역 발병 사례가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내 홍역 환자 수는 4만 1000명으로 지난 한 해 보고된 환자 수의 두 배에 이른다. 올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홍역으로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한 해 홍‘으로 인한 유럽 내 사망자 수는 3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낮은 예방접종률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에서 득세 중인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백신 접종 의무화를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해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호테즈 학과장은 되돌아온 홍역 확산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미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 승객들이 얼마든지 홍역 등 전염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반대 운동으로 예방접종률이 낮은 워싱턴, 오레곤, 아이다호, 텍사스 등 미국 주들이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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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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