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해임 사유는 ‘軍, 문민에 종속’ 원칙 위반

맥아더 해임 사유는 ‘軍, 문민에 종속’ 원칙 위반

입력 2013-06-18 00:00
수정 2013-06-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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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의원, 지역구민에 보낸 편지서 “문민정부·군통수권자 따르지 않아” 한인 이진씨 우표엑스포서 1951년 편지 사본 입수

“군은 문민정부에 종속된다. 맥아더 장군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넘어서지 말았어야 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4월11일 해리 트루먼(민주) 미국 대통령이 더글러스 맥아더 주한 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 총사령관을 전격 해임한 데 대해 일부 미국인들이 항의하자 민주당 소속 연방상원의원이 해당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맥아더 경질 사유와 트루먼 대통령의 입장을 정리해 전달한 문건이 나왔다.

일리노이 한인 이진(52·메인타운십 교육위원)씨는 당시 민주당 소속 폴 더글러스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이 맥아더 해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지역구 주민 오스카 앤더슨에게 보낸 편지의 사본을 입수, 1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공개했다.

이씨는 작년 2월 중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우표 엑스포’(Saint Louis Stamp Expo)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40년 전 도미한 그는 20년째 미국 곳곳에서 열리는 옛 문서·우표 전시회 등에 다니며 한국역사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

1951년 5월 24일 작성된 편지에서 더글러스 의원은 맥아더 해임에 대한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한 뒤 “맥아더 장군은 용감하고 능력 있는 군인이었으며 일본에서 뛰어난 임무를 수행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트루먼 대통령은 미국을 위한 선을 염두에 두었고 한국을 침략한 공산당을 타도할 결심을 했으나 미군이 중국 본토에서 전쟁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확신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군 사령관은 첫째, 궁극적으로 문민정부 당국에 종속된다. 둘째,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상의하지 않고 국민 또는 반대 정당에 직접 자신의 뜻을 피력해서는 안된다”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맥아더 장군이 이 규칙을 어긴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군대를 통솔하고 있는데 부하 중 한 명이 이와 유사하게 행동했다면 당신도 마찬가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더글러스 의원은 “이번 일은 맥아더 장군과 트루먼 대통령 개인의 상벌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 걸려 있는 군 징계와 원칙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공에 포모사(Formosa·대만)를 넘기거나 중공이 유엔에 합류하는 것을 좌시해서는 안된다”며 “일부 동맹국이 바라는 유화정책이나 일부 미국 국민이 촉구하는대로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아시아를 공산당에 넘기는 것 모두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동 아시아 정책 추진에 관한 의견 차이가 공산주의를 물리치겠다는 미국의 결심을 약화시키지 않고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미군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맥아더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했고, 한국전쟁 초기 9개월 간 미군과 연합군을 진두지휘하며 ‘전쟁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로 확전을 주장하며 트루먼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1951년 4월 유엔군사령관, 주일 연합군사령관, 극동 미군사령관, 극동 미 육군사령관 등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다. 맥아더의 해임에 대해서는 아직도 엇갈린 평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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