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오일 머니’ 들고 아시아 순방

빈살만 ‘오일 머니’ 들고 아시아 순방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9-02-18 23:26
수정 2019-02-1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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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 22조원 투자… 건재 과시

오늘부터 이틀 간 인도 방문 후 中으로
총리가 직접 운전 ‘파격 의전’
총리가 직접 운전 ‘파격 의전’ 임란 칸(왼쪽) 파키스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의 누르 칸 공군기지에서 파키스탄을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살만(오른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영접한 뒤 왕세자가 탄 차를 직접 운전해 총리 공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슬라마바드 EPA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미국을 제외한 서방 세계에서 ‘왕따’가 되다시피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수백억 달러의 오일 머니를 들고 아시아를 방문해 건재를 과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17일(현지시간) 전용기를 타고 파키스탄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파키스탄은 빈살만 왕세자를 극진히 대접했다. 왕세자 전용기가 영공에 진입하자 전투기를 보내 호위했고, 예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카마르 자베드 바즈와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공항 레드카펫에서 빈살만 왕세자를 영접했다. 특히 칸 총리는 빈살만 왕세자가 탄 차를 직접 운전해 총리 관저로 이동하는 등 파격적 의전을 선보였다.

빈살만 왕세자도 파격적인 투자로 화답했다. 그는 이날 정유·액화천연가스(LNG) 설비 건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총 200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애초 알려진 120억 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다. 현재 파키스탄은 중국에 향후 20년간 400억 달러의 빚을 갚아야 하는 등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19~20일 인도, 21~22일 중국을 방문한다. 인프라, 에너지 등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은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자신은 국제적으로 버림받은 인물이 아니며 여전히 우방이 있다는 점을 서방에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은 “사우디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영향력을 다시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논평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9-02-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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