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의족’ 시리아 소녀, 걸어서 가족 품으로

‘깡통 의족’ 시리아 소녀, 걸어서 가족 품으로

이석우 기자
입력 2018-12-11 01:50
수정 2018-12-1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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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적신월사, 새 의족 선물·적응 치료도

8세 시리아 소녀 마야 메르히가 지난 6월 이들립주 난민캠프에서 ‘깡통 의족’을 차고 앉아 있다. 이들립 AFP 연합뉴스
8세 시리아 소녀 마야 메르히가 지난 6월 이들립주 난민캠프에서 ‘깡통 의족’을 차고 앉아 있다. 이들립 AFP 연합뉴스
의족 대신 버려진 깡통을 다리 부위에 끼운 채 힘들게 생활해 온 시리아 난민 소녀가 다섯 달 만에 스스로 걸어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8세 시리아 소녀 마야 메르히가 9일(현지시간) 캠프에서 새 의족을 든 채 미소 짓고 있는 모습. 이들립 AFP 연합뉴스
8세 시리아 소녀 마야 메르히가 9일(현지시간) 캠프에서 새 의족을 든 채 미소 짓고 있는 모습. 이들립 AFP 연합뉴스
시리아 소녀 마야 메르히(8)가 터키에서 제작한 의족을 착용하고 지난 8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 난민 캠프로 돌아갔다고 CNN튀르크 등 터키 언론이 9일 전했다.

하체가 거의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 마야는 추가로 다리 절단 수술까지 받아 스스로 걷지 못하는 장애인 소녀다. 성장에 맞춰 제작한 의족이 필요했지만 내전으로 피란민이 된 마야 가족은 의족을 맞출 형편이 되지 않았다.

수술 후 텐트에만 머무르는 딸을 보다 못한 아버지는 피브이시(PVC) 파이프에 빈 참치캔을 이어붙여 의족을 만들어 줬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의족이 아니기에 절단 부위뿐만 아니라 팔과 손 같은 다른 신체에 무리가 가고 통증이 생겼다.

언론을 통해 마야의 모습과 사연이 알려진 뒤 터키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와 이스탄불에 있는 한 의수지(義手肢) 클리닉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6월 말 아버지와 함께 터키로 온 마야는 몸에 맞는 의족을 맞추고 최근까지 적응 치료도 받았다.

터키 적신월사는 새 의족에 분홍색 운동화를 신고 걸어서 시리아의 가족에게 돌아가는 마야 모습을 공개했다. 마야의 아버지 알리 메르히는 의족을 얻은 마야의 기쁨을 전하면서 “우리 가족의 삶이 나아지게 도와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2018-12-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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