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끝나지 않은 숙청

터키 에르도안 끝나지 않은 숙청

심현희 기자
입력 2017-04-27 22:22
수정 2017-04-28 00: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반대파 세력 1120명 구금…野,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

개헌으로 무소불위 권력의 기틀을 마련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반대세력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재개했다고 AF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개헌 국민투표에서 부정 투표 논란으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민투표 무효화에 실패한 야권은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소하기로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 연합뉴스
터키 경찰은 이날 전국에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 가담자로 의심되는 1120명을 구금했다. 또 터키 정부는 귈렌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 9103명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은 터키에서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의 추종세력을 일컫는 말로, 터키 정부는 지난해 쿠데타 진압 직후 귈렌을 테러 모의 배후로 지목하고 미국에 송환을 요구했으나 귈렌은 쿠데타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경찰은 최근 혐의를 잡은 귈렌 세력 4672명 중 이미 투옥된 1448명을 제외한 3224명을 상대로 이날 검거작전에 나섰다. 쿠테타 이후 터키 당국은 꾸준히 귈렌 세력을 잡아들였으나이번 작전은 최근 몇 달 새 규모가 가장 컸다. 터키에서는 지난해 쿠데타 시도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9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 4만 7000명이 구금됐다.

국가비상사태로 터키 정부는 쿠데타 배후 세력과 테러리스트 수사 명목으로 국민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다. 의회는 개헌 국민투표 이틀 뒤 국가비상사태를 오는 7월 19일까지 3개월 더 연장했다.

서방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독일 외교부는 “터키의 대량 구금 사태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며 법을 준수할 것을 주문했다. 유럽연합(EU)도 “모든 개인은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터키는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 기준과 관례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터키 행정재판 최고법원에 해당하는 국무위원회가 전날 개헌 국민투표 무효화 신청을 기각하자 야권은 유럽인권재판소에 호소하기로 했다. 터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셀린 사예크 뵈케 대변인은 “당이 유럽인권재판소 제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4-28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출산'은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모델 문가비가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를 낳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에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 두 사람은 앞으로도 결혼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출산’은 바로 ‘결혼’으로 이어져야한다는 공식에 대한 갑론을박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출산’은 곧 ‘결혼’이며 가정이 구성되어야 한다.
‘출산’이 꼭 결혼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