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압바스 회담 취소…중동평화협상 ‘결렬 위기’

케리-압바스 회담 취소…중동평화협상 ‘결렬 위기’

입력 2014-04-02 00:00
수정 2014-04-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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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유엔기구 독자가입” 전격 발표

이달 말이 마감시한인 중동 평화협상이 팔레스타인의 유엔기구 가입 신청과 미국-팔레스타인 고위급 회담 결렬 등으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1일(현지시간)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15개 유엔기구·협약에 독자 가입한다는 신청서에 서명하고 즉각 신청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압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이 평화협상 재개 당시 약속한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을 미루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 행정부와 충돌하는 것은 원치 않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의 권리를 행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죄수 석방에 나서지 않으면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 자격으로 할 수 있는 나머지 국제기구 가입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압바스 수반의 발표가 나온 직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일로 예정됐던 중동 방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을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한 케리 장관은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하고서 다시 서안지구 라말라로 가 압바스 수반을 만날 예정이었다.

케리 장관은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동평화협상) 프로세스에 대해 정말로 현실적이고 냉철한 태도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팔레스타인 가운데 어느 쪽이 회담을 취소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의 이번 조치는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지닌 입지를 강화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이날 팔레스타인이 가입을 추진하는 기구·협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전시 부상자 및 포로·민간인 등의 보호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네바협약과 여성·아동 관련 국제기구 등이 포함됐다고 팔레스타인 고위관리들이 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내에서 이스라엘을 전쟁범죄로 회부하자는 여론이 이는 국제형사재판소(ICC)나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팔레스타인은 미국의 중재로 지난해 7월 평화협상을 재개하면서 협상 기간에는 국제기구 가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평화협상을 위해 팔레스타인 죄수 104명을 4단계에 걸쳐 석방키로 했다가 마지막으로 남은 26명의 석방을 미루면서 팔레스타인의 강한 반발을 사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1일에도 동예루살렘 지역에 정착촌 700여채를 짓기 위한 입찰 공고를 내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불렀다.

미국은 이달 29일까지인 협상 기한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을 설득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부심해 왔다.

이스라엘 방문에서 케리 장관은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의 대가로 미국에서 장기복역하는 ‘이스라엘 스파이’ 조너선 폴라드를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앞서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 해군 정보국 분석가였던 폴라드는 중동권에서 벌어지는 미국의 스파이 행위와 관련한 기밀문서 사본을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1987년 체포됐다.

이와 관련,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직 폴라드를 석방한다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감형·사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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