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 ‘지하드’ 새 무대로 부상

이집트 시나이반도 ‘지하드’ 새 무대로 부상

입력 2013-09-04 00:00
수정 2013-09-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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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무장세력 유입…국제 테러 조직도 관심 보여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가 중동 내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새 근거지로 떠올랐다.

최근 외부 무장세력이 대거 유입되고 국제 테러 조직들의 관심도 집중되면서 이곳에서 ‘위험스러운 변화’의 신호가 나타났다고 현지 관리들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집트 정보·치안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시나이반도의 상황은 단순한 치안 불안정에서 명백한 ‘무장 소요’로 양상이 바뀌고 있다.

공격과 보복이 꼬리를 물면서 지난 7월 무르시 축출 이후 군인과 경찰관 70명 이상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됐다.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접한 시나이반도는 오랫동안 치안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시민혁명으로 붕괴하고 이어 무르시 정권까지 실각하는 등 이집트 정국이 격랑에 휘말리면서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최근 두 달 사이에 외국 이슬람 무장대원들이 시나이반도에 몰려들었고, 이 가운데는 예멘 출신도 수백 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에는 알카에다 조직 가운데 가장 활동력이 센 것으로 꼽히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거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을 적으로 삼아 활동해온 이 지역의 토착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힘을 합쳐 이집트 과도정부와의 ‘성전’을 꾀하고 있다.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의 이슬람주의 정권을 내쫓은 것을 ‘이슬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시나이반도 북부 엘아리시의 이집트군 관계자는 시나이반도에만 최소 9곳의 주요 훈련캠프가 있다고 전했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주요 지하드 단체들도 시나이반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 지도자인 아부 무함마드 알아다니는 지난 주말 이집트인들에게 군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알카에다 최고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도 지난달 무르시 축출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메시지를 띄웠고, 북아프리카 지역 거물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 측도 이집트 사태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시나이반도에서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 해석에 따르지 않는 이들은 모두 이단으로 간주하는 ‘탁피리즘’을 신봉하는 운동도 세를 불리고 있다.

시나이반도 무장세력의 지도자로는 의사 출신 이집트인 람지 마와피(61)가 거론된다.

그는 199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에 합류했으며, 부상당한 이슬람 무장대원을 치료하는 병원을 관리하면서 ‘(오사마) 빈 라덴의 의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마와피는 시나이반도에서 무장단체들을 서로 조율하고 자금·무기조달을 돕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치안 당국 관계자들은 전했다.

북시나이 주지사의 안보고문으로 일한 셰리프 이스말리 장군은 서로 이질적이었던 시나이반도 내 무장단체들이 이제는 “같은 입장에서 완전히 협력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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