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軍, 무르시 축출… 쿠데타 논란에 민심 분열

이집트 軍, 무르시 축출… 쿠데타 논란에 민심 분열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00: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헌법 정지·조기 대선 실시” 헌재소장 임시대통령 취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집권 1년 만에 반정부 시위와 군부 개입으로 결국 권좌에서 축출됐다. 군부는 조기에 대선을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쿠데타 논란과 함께 민심도 분열돼 정국은 혼란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호와 혼돈의 이집트
환호와 혼돈의 이집트 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발표한 3일 오후(현지시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 수십만 명이 축포가 터지는 가운데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군부는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지만 무르시 지지자들은 이를 쿠데타로 규정, 정국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 AP 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3일 오후(현지시간) 국영TV 생방송에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엘시시 장관은 “무르시가 이집트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아랍의 봄’으로 퇴진한 뒤 지난해 6월 대선을 통해 권력을 잡은 무르시 대통령도 정책 실정과 민심 이반으로 실각하는 운명을 맞았다.

이집트 군부는 현행 헌법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 아들리 알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을 차기 대선 때까지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만수르 소장은 4일 취임식에서 “무르시 사임을 촉구한 대규모 시위로 영예로운 혁명의 길을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르시와 그를 지지하는 세력의 반발이 거세 정치적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르시는 축출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선출된 대통령이다. 군의 로드맵 발표는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무르시는 측근들과 함께 카이로 공화국수비대 병영 건물에 억류됐다가 국방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르시의 정치적 세력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저항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무르시 취임 1주년인 지난달 30일부터 대규모 시위를 벌여 온 수십만명은 이날 발표 후 축포를 쏘며 환호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집트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군부는 조속히 민간에 권력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군이 이른 시일 안에 투명한 절차를 거쳐 민주적으로 선출된 민간 정부에 전권을 돌려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7-05 1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31년 만에 만난 ‘KIA vs 삼성’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이자 라이벌인 KIA와 삼성이 무려 31년 만에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칩니다. 호랑이와 사자 군단의 격돌, 당신이 예상하는 우승팀은?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