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카와 “원전이 안전하다는 신화 완전히 붕괴됐다”

호소카와 “원전이 안전하다는 신화 완전히 붕괴됐다”

입력 2016-03-01 10:37
수정 2016-03-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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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쓰레기 버릴 곳 없는데 원전 재가동 하는 것은 범죄”“원전 사고, 나라 존망에 관계…자연에너지, 꽤 생산적”

정계 은퇴 후 탈(脫)원전 운동을 하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일본 총리는 1일 “원전이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신화는 이미 완전히 붕괴됐다”고 밝혔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후쿠시마(福島)제1원전 사고 5주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후쿠시마나 체르노빌까지 볼 것도 없이 일단 원전 사고가 일어나면 이 나라의 존망에 관한 사고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원전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핵 쓰레기를 버릴 장소(처분장)조차 찾지 못했다”며 “버릴 장소도 없는데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 대해 정말 범죄와 같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 세대는 결과적으로 원전을 추진하고 용인했다”며 “나라의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이 나에게 있다”며 현직에 있을 때의 정책 결정을 자책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廢爐)가 생각했던 것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오염수 유출 등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고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2014년 2월 도쿄도(東京都) 지사 선거에 탈 원전을 구호로 내걸고 출마했다.

비록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지사에게 패했으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지지 유세에 나서는 등 전직 총리가 나란히 탈 원전을 외쳐 큰 관심을 모았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와 함께 원자력을 대체할 자연 에너지 관련 기술을 연구 보급하기 위해 ‘자연 에너지 추진회의’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이득이라고 인터뷰에서 지론을 펼쳤다.

안전성이나 핵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경제적 비용으로 계산한다면 원전이 결코 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자연 에너지 등으로 바꾸는 편이 꽤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고용이나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도 그쪽에서 열릴 것”이라고 친환경 에너지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원전 제로의 방향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50년, 100년이 지나도 원전 의존 상태로부터 빠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럼 의미에서 (원전) 재가동을 멈추고 ‘자연 에너지 대국’ 일본을 세계에 알리는 방향으로 결단할 때”라고 강조했다.

호소카와 전 총리는 한국의 원전 의존도가 높은 것에 관해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한국의 여러분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원전과 화석 연료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 세계적 조류이므로 장래에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양국이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한국에 원전을 처음 도입한 1978년에는 원전에서 생산하는 전력이 전체 발전량의 7.4%에 불과했으나 근래에는 약 30%까지 늘어났다. (취재보조: 이와이 리나 통신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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