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연출했다” 日언론, 韓역할 주목

“현안 피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연출했다” 日언론, 韓역할 주목

입력 2015-11-02 09:20
수정 2015-11-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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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일체로 정상회담 성공에 신경…역사인식 차이 여전”

약 3년 반 만에 다시 열린 한국·중국·일본 3국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본 언론은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에 주목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의장국 역할을 도맡은 한국 정부는 역사 문제나 남중국해 정세 등 민감한 문제를 회피하고 3국 관계 개선에 주력했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녕하십니까’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이 미소를 보이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전했다.

또 공동선언이 역사 문제에 관해 ‘역사 직시’를 언급하는 데 그쳤고 청와대가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연 브리핑에서도 외교 안건에 관해서는 간단한 질의에 응하고 경제협력 설명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하는 등 이번 회담에서 3국 협력 분야가 강조됐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숙소인 호텔에 도착했을 때 시위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 총리 방한 반대 시위에 참가한 이들이 7명에 그치는 등 민관 일체로 회담 성공에 신경을 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동북아 지역의 긴장 완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한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북한 문제에서 일본·중국 양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박 대통령이 “역사 인식 등 3국 사이의 현안을 봉인하고 협조를 연출했다”며 “회담의 성공과 정례화를 우선시했기 때문이고 외교 성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있다고 풀이했다.

닛케이는 3국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 내년에 일본에서 개최하는 구상을 공동선언에 명기하는 것에 중국이 막판까지 난색을 보였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성공하게 해서 3국의 협력 체제가 정상화하는 것을 기대한다’며 중국을 은근히 견제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회담에서 중국·한국 대(對) 일본의 구도가 되는 것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은 그럼에도 3국의 인식 차이가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역사 인식에 여전히 온도 차”가 있다고 보도했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한국과 일본은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나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는 중국은 북한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미래지향을 전면에 내세운 일본 측과 과거의 역사를 중시한 중국·한국 사이의 입장 차이가 세 정상의 발언에서 읽혔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중국·한국의 경제 침체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과 함께 TPP를 타결해 경제 주도권을 확보하자 한국은 이에 관심을, 중국은 경계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3국 FTA로 시장을 키우겠다는 생각에 역사 인식 문제 등 현안을 접어두고 회담에 응하게 됐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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