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가 ‘아베노리스크’로 전락했다”

“아베노믹스가 ‘아베노리스크’로 전락했다”

입력 2013-06-17 00:00
수정 2013-06-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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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화살 모두 쐈지만 신뢰추락”…”평가 시기상조” 반론도WSJ “거대 로비 견뎌내고 개혁할 수 있을지가 관건”

선재규 기자= 일본의 공격적 경기 부양의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속속 제기되는 상황에서 일본 교도통신이 도쿄 금융가 인사를 인용, “아베노믹스가 아베노리스크(Abenorisk)가 됐다”고 냉소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경고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각의 후 “올가을에 성장 전략 2탄을 내놓겠다”고 밝힌 것과 때를 같이한다.

아베는 이미 일본은행의 과감한 금융 완화와 정부의 대대적인 재정 부양에 이어 공격적인 성장 전략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세 개의 화살’을 모두 쏜 상태다.

그러나 아베노믹스의 장기적 비전에 대한 시장 우려가 확산하면서 급등했던 증시가 다시 주저앉고 엔 가치도 들먹이는 등 아베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커져 왔다.

지난해 11월 아베노믹스 천명 후 80% 이상 치솟았던 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지수는 지난 5월 22일 이후 19% 하락했다.

그러나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22% 뛴 상태다.

도쿄 포렉스 앤드 우에다 해를로의 현물 외국환 책임자 이시카와 마사노부는 15일 교도에 “아베 구상이 주저앉으면서 (일본) 경제 하강 위험을 가져왔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아베노믹스가 아닌 아베노리스크”라고 표현했다.

이시카와는 “엔 가치가 (더) 떨어져 수출이 늘어나지 않으면 추가 성장이 힘든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저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자에서 “아베가 시장과 유권자를 확신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17일 자에서 일본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 4월 이후 토픽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평균 15로 지난 3년의 평균치를 유지하던 것이 이제는 13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시장 신뢰가 추락했음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반면, 아베노믹스를 평가하는 것이 시기상조란 신중론도 여전하다.

노린추킨 연구소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교도에 “가장 중요한 점은 아베 정부가 경기 부양 전략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아베노믹스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는 너무 빠르다”고 강조했다.

아베가 내달의 참의원 선거 후 개혁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정치평론가 도요시마 노리오는 교도에 “야당이 (집권당만큼)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베가 참의원 선거 후에는 구조 개혁과 규제 완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이오대의 소네 야스노리 정치학 교수도 WSJ에 개혁이 아베노믹스의 성공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은 아베가 농업과 노동, 그리고 재계의 거래한 로비를 이겨내면서 개혁을 밀어붙여 시장과 대중의 지지를 유지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FT도 “아베가 아직은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의 아베노믹스 조정기를 잘 넘기고 개혁까지 강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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