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서 中 왕이 두 팔 벌려 맞아
반미 동맹국 특사 환대 모습 보여
마크롱·숄츠는 긴 탁자 끝에 앉혀
목소리 잘 들리지 않는 ‘굴욕 회담’
푸틴(오른쪽)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왕이 위원과 가깝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지난해 2월 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왼쪽)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긴 탁자의 끝에 두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하던 것과 정반대 대응이다.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모스크바 AFP 연합뉴스
그런 그가 왕 위원을 만날 때는 지금껏 보지 못한 자리 배치를 선보였다. 같은 탁자임에도 두 사람이 탁자 중앙에서 가깝게 마주 보며 살갑게 대화를 진행한 것이다. BBC방송은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고자) 긴 테이블을 좋아하고 상대방을 멀리 떨어져 앉게 한다”며 “이번 연출은 푸틴이 ‘중국과 같은 우호국의 대표는 격식 없이 편하게 대한다’는 점을 드러내려는 상징적 연출”이라고 해석했다. 푸틴의 이 같은 중국 환대의 속내에 베이징의 협력이 절실한 러시아의 어려운 처지가 담겨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왕 위원은 푸틴 대통령 앞에서 “현재 국제 정세는 복잡하고 엄중하지만 중러 관계는 국제 풍운의 시련을 겪으며 성숙하고 강인해졌으며, 태산처럼 안정적”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미국 견제 메시지도 빼지 않았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는 지금까지 제3자를 겨냥하지 않았으며, 제3자의 간섭을 받지 않고, 제3자의 협박은 더더욱 수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23-02-24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