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억만장자 “아무 수혜자 없는 푸틴 미친 전쟁… ×떡 같은 러군”

러 억만장자 “아무 수혜자 없는 푸틴 미친 전쟁… ×떡 같은 러군”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4-20 17:34
수정 2022-04-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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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제재 명단 오른 올레그 틴코프
러 2위 신용카드사 틴코프 뱅크 설립자
SNS에 러, 우크라 침공 전쟁 맹비난

틴코프 “러시아인 90%가 전쟁 반대”
“‘Z’ 그리는 건 일부 10% 멍청이·바보”
“수혜자 없고 무고한 시민·군인 죽어가”
“푸틴 체면 살리며 학살 막을 출구 마련해야”
전쟁에 재산 반토막 나… 5조 5000억원
유명 러 발레계도 “푸틴 때문에 떠난다”
“단 한 명의 수혜자도 없는 미친 전쟁, 개떡 같은 러시아군”
“단 한 명의 수혜자도 없는 미친 전쟁, 개떡 같은 러시아군” 인스타그램으로 러시아 군대를 비난한 올레그 틴코프. 올레그 틴코프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한 러시아 억만장자가 수만명의 희생을 낳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 한 명의 수혜자도 없는 미친 전쟁’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의 설립자 올레그 틴코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이 미친 전쟁의 수혜자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고한 시민과 군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러시아인 90%가 전쟁에 반대한다”면서 “물론 ‘Z’를 그리는 멍청이들도 있지만, 어느 나라나 10%의 바보들은 있다”고 말했다.

‘Z’ 기호는 러시아군 전차와 트럭 등 장비에 ‘승리를 위해’라는 의미를 담아 그려진 표식으로 러시아에서는 이번 전쟁을 지지하는 상징이 됐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방향을 뜻하는 ‘서쪽’, 러시아군의 첫 번째 타깃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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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북부 도로변에 방치된 러시아군 병사의 시신
우크라 동북부 도로변에 방치된 러시아군 병사의 시신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리코프 외곽 도로에 26일(현지시간) 파괴된 러시아군 차량들이 멈춰서 있는 가운데 한 러시아 병사의 시신이 널부러져 있다. 2022.2.27 하르키프 AFP 연합뉴스 2022-02-2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난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민간인 시신 6구를 수습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부차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난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민간인 시신 6구를 수습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부차 AFP 연합뉴스
“비극적 병력 손실, 군대 ‘개떡’ 같아”
“모든 것들이 아첨·비굴에 빠져 있어”
틴코프는 “러시아 정부 관료들은 더는 지중해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다”면서 “사업가들은 남은 재산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 장군들이 숙취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며 “계속되는 후퇴와 비극적인 병력 손실로 그들의 군대가 ‘개떡’ 같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다른 모든 것들이 ‘개떡’ 같고 아첨과 비굴함, 족벌주의에 빠져있다면 어떻게 군대가 좋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러시아어로 글을 쓰던 틴코프는 영어로 “친애하는 서방 연합이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살리면서 학살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출구를 마련해 달라”면서 “좀 더 합리적이고 인도적으로 해달라”고 적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일부 러시아 재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틴코프만큼 전쟁을 맹비난한 재벌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소녀는 끝내
소녀는 끝내 구급대원인 올렉산드르 코노발로프가 27일 일요일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시립병원에 도착한 뒤 주택가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다친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다. 소녀의 아버지가 간절히 기도했지만 소녀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AP 연합뉴스 202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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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선 우크라 루한스크 공동묘지
새로 들어선 우크라 루한스크 공동묘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민간인 희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한 교회 인근에 새롭게 조성된 공동묘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루한스크주) 지역에서는 전열을 재정비한 러시아군이 집결 중인 것으로 전해져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2022.4.15 세베로도네츠크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전차가 파괴된 채 버려진 거리를 걷고 있다. 2022.4.6 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철수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전차가 파괴된 채 버려진 거리를 걷고 있다. 2022.4.6 AP 연합뉴스
러, 우크라 전쟁에 ‘침공’ ‘공격’ 쓰거나
반대 공개성명 내면 최고 15년형 처벌
러시아는 지난 3월부터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전쟁’이나 ‘공격’, ‘침공’으로 칭하는 것을 불법으로 여기고 러시아군에 반하는 공개 성명을 내면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에 대해 틴코프 뱅크 측은 “현재 그는 틴코프의 임직원이 아니며 그룹의 운영과 관련 결정 내리는 것이 없다”며 그의 ‘사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해명했다.

틴코프는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가 중 하나로 2006년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를 설립했다. 틴코프 뱅크는 현재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신용카드 사업자이기도 하다.

포브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 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틴코프의 재산도 반 토막 나 약 34억 파운드(약 5조 5000억원)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달 영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지만,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의 제재 명단에 오르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이 푸틴 대통령이나 그의 측근들과 친분이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러시아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의 몸에 나치 낙인이 새겨져 있다. 레시아 바실렌코 트위터.
여성의 몸에 나치 낙인이 새겨져 있다. 레시아 바실렌코 트위터.
신원확인 마친 우크라 부차 민간인 희생자 시신
신원확인 마친 우크라 부차 민간인 희생자 시신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안치소 이송 전 경찰의 신원확인 작업이 끝난 부차 지역 민간인 희생자의 시신 위에 신분증이 놓여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부차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22.4.7.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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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탱크 잔해 널린 우크라 부차 마을
러군 탱크 잔해 널린 우크라 부차 마을 러시아군이 한 달 넘게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소도시 부차에서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 잔해가 널려 있는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퇴각하는 러시아군을 북쪽 국경까지 밀어내고 키이우와 주변 지역을 완전히 탈환했다고 밝혔다. 2022.4.4 2022-04-04 부차 AP연합뉴스
고국에 등 돌리는 유명 러 발레계 
스미르노바 “조국 러시아 부끄러워”
안무가 “푸틴 있는 한 러에 안 돌아가”
푸틴 대통령의 침공 전쟁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시아 발레계도 동참했다. 러시아 출신 유명 발레리나를 비롯해 하나둘 고국에 등을 지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발레계의 고립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예술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볼쇼이의 프리마 발레리나였던 올가 스미르노바(30)는 지난달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로 불리는 스미르노바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텔레그램에 “조국 러시아를 부끄러워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반전 메시지를 남겼고, 그의 이런 행동이 볼쇼이를 떠나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
볼쇼이를 떠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올가 스미르노바(우측) 스푸트니크 제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볼쇼이를 떠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올가 스미르노바(우측)
스푸트니크 제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무릎 수술 이후 두바이에서 재활 중이었던 스미르노바는 귀국을 포기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면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뿐 아니라, 위험해질 것”이라며 귀국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볼쇼이의 예술감독 출신으로 세계적인 안무가로 꼽히는 알렉세이 라트만스키는 3월 말로 예정됐던 모스크바 공연을 준비하던 중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바로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라트만스키는 “푸틴이 대통령직에 있는 한 러시아에 돌아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떠나려는 것은 러시아 무용가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출신으로 모스크바의 네미로비치 단첸코 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로랑 일레어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사표를 냈다.

러시아에서 활약하던 영국 출신 무용수 잰더 패리시와 이탈리아 출신 자코포 티시도 마찬가지다.

NYT는 앞으로도 고국을 떠나는 러시아 발레계 인사들의 행렬이 이어질 분위기라고 전했다.
볼쇼이 발레단을 떠난 뒤 인터뷰하는 올가 스미르노바.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볼쇼이 발레단을 떠난 뒤 인터뷰하는 올가 스미르노바.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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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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