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나주 우크라이나군 발표
러, 미가동 자포리자 원자로 1호기 격실 훼손러 포격 사상자 확인 안 돼…안전은 이상 없어
자포리자 원전 6기, 우크라이나 최대 원전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 4분의 1 차지
IAEA “15개 원자로에 심각한 훼손 우려”
“핵·방사성 물질, 어떤 사고도 심각한 결과”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로 평가되는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직원들의 거주지인 에네르호다르 시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4일 폭발 섬광을 포착했다.
유튜브 캡처 로이터 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로이터 연합뉴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나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장악했다”며 원전 운전 직원들이 현재 안전한 운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가동되지 않는 자포리자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단지다.
이 원전 단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전쟁 이전 전경. 이 나라에서 가동 중인 4개 원전의 원자로 15기 가운데 6기를 보유하고 있어 이 나라는 물론 유럽에서도 가장 큰 원전이다.
AFP 자료사진
AFP 자료사진
총기발사 섬광 직후 폭발 소리”앞서 자포리자 원전의 안드리이 투스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원전에 포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중화기 공격을 멈추라.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이다. 진짜 핵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 원전단지 경계 바깥 5층짜리 ‘교육훈련 빌딩’에 러시아군의 포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AP통신은 장갑차가 원전 단지로 진입하는 모습이 자포리자 원전 홈페이지의 실시간 현장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화면에는 총기 발사로 보이는 듯한 섬광과, 그 직후 폭발이 발생하는 듯한 모습 등이 이어졌다고 AP는 덧붙였다.
2022년 3월 5일 자포리자 원자력청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얻은 이미지 캡처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자포리자지아의 우크라이나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여러 번의 폭발을 보여준다.IA 원자력 당국 AFP 연합뉴스 2022-03-04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이미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 정도 떨어진 옛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했다.
러시아군의 원전 장악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프라 시설을 점령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보인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022년 3월 2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 본부에서 열린 IAEA 이사회 임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유엔 핵 감시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행동을 비난하며 통과될 것이다. AFP 연합뉴스 2022-03-02
근무자 방해나 위험 빠뜨려선 안 돼”앞서 전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15개 원자로에 우발적으로 심각한 훼손이 가해질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 이사회의 긴급회의에서 “자포리자 원전과 우크라이나의 다른 핵 시설 주변에서 일어나는 무력 충돌과 활동이 이들 시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방해하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핵 시설, 핵·방사성 물질과 관련한 안전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위험에 처해서는 안 된다”면서 “어떠한 사고라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인간의 고통을 악화하며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특수작전 차질 없이 진행 중”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맹비난과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전쟁을 계속 밀어붙이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날 국가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탈군사화’, ‘탈나치화’를 다시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이날 90분 동안 이어진 전화통화에서도 같은 말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이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 중립국화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속이고 있으며, 그 때문에 러시아가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고립돼 약해지며 장기간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은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소녀는 끝내
구급대원인 올렉산드르 코노발로프가 27일 일요일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 시립병원에 도착한 뒤 주택가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다친 소녀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있다. 소녀의 아버지가 간절히 기도했지만 소녀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AP 연합뉴스 2022.2.27
우크라이나 키이브 인근 보로디얀카 마을의 한 아파트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모습.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트위터 캡처
“푸틴, 러 여론 ‘잘못된 침공’될까 우려”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백악관 상황실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다른 국가로 전선을 확대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최근 며칠 새 여러 차례 거론됐다.
국제사회가 예상 이상으로 신속하고도 강력한 제재를 내놓으면서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극단적 수단을 꺼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본인이 판단해 추진한 일이 어려움에 부닥치면 더욱 완강히 이를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러시아군이 침공 개시 후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전황이 지지부진한 것도 푸틴 대통령이 강수를 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 내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든다면 푸틴 대통령의 권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미 정부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위기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우선 지지부진한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겨냥해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면서 대규모 민간인 인명피해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불기둥 치솟은 우크라 수도 키이우
24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에서 자욱한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CNN에 제공한 사진에 포착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개시한다”고 선포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리고 주요 기반시설이 피격당했다고 전했다.
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러시아군에 길을 내어준 벨라루스는 최근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에서 핵무기 보유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몰도바와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어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도 나토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3대 핵전력’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 운용 부대에 핵전력 운용 태세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인근에서 러시아군의 병력수송장갑차(APC)가 불에 타 있는 사진을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제공 EPA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반전 집회 참가자가 ‘푸틴 멈춰라, 전쟁을 멈춰라’라고 쓰여있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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