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아프간 난민에… EU, 다시 분열하나

밀려드는 아프간 난민에… EU, 다시 분열하나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8-17 21:00
수정 2021-08-1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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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추방 지속… 터키도 “우려”
獨은 추방 중단… “佛과 이웃 국가들 지원”
알바니아·코소보, 미국행 난민 임시 수용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의 공포에 떠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면서 인접국들도 긴장하고 있다. 아프간 내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국경을 넘어 타국으로 표류하는 난민이 폭증하고 있어서다.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아프간 난민 수용을 두고 유럽 각국의 분열상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에선 탈레반의 수도 카불 장악 이전부터 수십만명이 인근 국가로 피난했다. 대다수가 국경을 맞댄 이란, 파키스탄 등으로 향했는데 파키스탄에 있는 아프간인만 이미 3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이들을 위한 임시 수용소를 마련했지만, 상황이 안정되면 이들이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대규모 난민 사태를 겪은 유럽 국가들은 다시 난민 위기에 처할 것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럽연합(EU) 내에서도 강경한 입장인 오스트리아는 탈레반의 장악에도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추방하는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을 수용하고 있는 터키도 추가 유입될 아프간 난민에 우려를 드러냈다.

반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은 아프간인에 대한 강제추방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독일 정부는 프랑스 등과 사태를 논의하고, 현지 구조 작전과 함께 이웃 국가들에 대한 지원 계획도 조율할 것이라 밝혔다. 알바니아, 코소보도 미국 입국을 원하는 정치 난민들을 임시로 받아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알바니아의 에디 라마 총리는 “현지에 남은 사람들을 보며 절망했다. 독재 정권에서 사는 게 어떤 것인지 안다”며 “최소한 그들에게 다시 숨 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다만 EU 27개 회원국이 아직 공동 난민 보호정책 등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평소의 몇 배에 달하는 아프간 난민이 계속 유입된다면 이들 국가의 결속력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021-08-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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