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본머스 해변에 몰려든 인파, 우리는 이러지 않았으면

영국 본머스 해변에 몰려든 인파, 우리는 이러지 않았으면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6-26 05:23
수정 2020-06-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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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2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남부 본머스 해변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본머스 AFP 연합뉴스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2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남부 본머스 해변에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본머스 AFP 연합뉴스
이제 곧 휴가철이 시작되는데 우리 해수욕장 등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국 도싯 해변에 몰려든 인파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50만명 정도였다. 영국에 섭씨 40도 가까이의 이상 열파가 덮친 지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로 체증도 장난이 아니었고 싸움에 밤샘 캠핑에 대한 불만 신고가 폭주했다고 한다. 본머스와 풀 지방자치단체들과 샌드뱅크스 페리 운항사 등은 제발 좀 사람들이 그만 왔으면 좋겠다고 소셜미디어 등에 알리느라 분주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950만 4233명, 사망자가 48만 4356명으로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이 26일 오전 4시 40분(한국시간) 집계하는 가운데 영국은 30만 9455명이 감염돼 4만 33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감염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미국(12만 2320명)과 브라질(5만 3830명)에 이어 세 번째이고, 여전히 2차 감염 파고의 위험성이 경고되는데 사람들은 다닥다닥 모여 해수욕을 즐기겠다고 기를 쓰는 것이다.

잉글랜드 의료 최고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25일 해변 사진들을 보고 트위터 댓글을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지 않으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본머스 크라이스트처치 풀 시의회 지도자인 비키 슬레이드는 “우리네 해변에서 눈에 띈 장면들 때문에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충격을 받고, 모두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젖먹던 힘까지 짜내야 할 상황이다. 중대 사건이라고 선언하고 비상한 조치를 취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주차 위반 딱지만 558장을 발급했다. 전날 8톤의 쓰레기를 수거한 데 이어 이날은 33톤이나 됐다. 길이 막히니 앰뷸런스나 소방차 등 긴급 출동 차량들의 발이 묶였다. 경찰서는 비번 인력까지 모두 나와 근무해줄 것을 호소했다. 본머스 이스트 의원인 토비아스 엘우드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위험하게 행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아주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정부가 조금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 본머스 사태를 보고 국민들에게 ‘제발 좀 해변에 나가는 일을 삼가달라’고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열성 팬들이 25일(현지시간) 첼시가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꺾어준 덕에 앉아서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한 감격에 홈 구장 안필드 출입문 위에 앉아 구단 깃발을 휘두르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본머스 해변처럼 코로나19 대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안중에 없어 보였다. 리버풀 AFP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의 열성 팬들이 25일(현지시간) 첼시가 맨체스터 시티를 2--1로 꺾어준 덕에 앉아서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를 우승한 감격에 홈 구장 안필드 출입문 위에 앉아 구단 깃발을 휘두르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본머스 해변처럼 코로나19 대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안중에 없어 보였다.
리버풀 AFP 연합뉴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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