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서 검거… “국제공조의 힘 보여줘”


펠리시앙 카부가
1994년 4월 6일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르완다 당시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촉발된 대학살에 불과 100여일 만에 소수족인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 등 80만여명이 희생됐다. 식민지 독립 이후 아프리카에서 가장 잔혹한 범죄로 기록됐다.
카부가는 후투족 출신의 부유한 사업가이자 사망한 하비아리마나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국을 운영하면서 투치족과 그들을 보호하는 온건 후투족에 대한 증오와 살해를 부추겼다. 또 당시 대학살 과정에서 훈련과 장비 지원 등의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카부가에게 현상금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내걸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그의 체포와 관련해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정의를 피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살 직후 르완다와 프랑스는 긴장 관계였다. 프랑스 정부는 학살을 자행한 당시 르완다 임시 정부를 도왔고, 카부가 등 범죄자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아 왔다. 정치 평론가 곤자 무가무가나는 “수년 동안 프랑스 보수집단이 카부가를 보호했겠지만 신세대는 나이 든 도망자에 대한 보호 관심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20-05-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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