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 대통령을 꿈꾸는 ‘영원한 차르’ 푸틴

종신 대통령을 꿈꾸는 ‘영원한 차르’ 푸틴

김규환 기자
입력 2019-12-20 15:55
수정 2019-12-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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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임기 제한 철폐 등 개헌을 통해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을 ‘강력히’시사했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연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모습.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임기 제한 철폐 등 개헌을 통해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을 ‘강력히’시사했다. 사진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연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는 모습.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신 대통령을 꿈꾼다.’ 대통령 임기 제한 삭제 등 개헌을 통해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연례 연말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임기를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해 헌법 개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며 임기 연장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1999년 이후 러시아의 대통령과 국무총리로 20년 장기 집권을 이어 온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과 불안정한 후계 구도를 의식해 자신의 임기와 관련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도 4시간 넘게 이어진 질의응답 중 자신의 향후 계획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은 피하면서도 임기를 제한한 러시아 헌법이 바뀔 가능성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24년까지다.

현행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는 까닭에 푸틴 대통령은 2024년 이후 바로 재선에 나설 수 없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임한 뒤 2008년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세우고 총리를 맡아 ‘배후 조종’하는 방식으로 3연임 제한을 ‘절묘하게’ 피해갔다. 이후 2012년에 6년으로 임기가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 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개정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을 뿐이며 내 쪽에서 준비한 것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크렘린궁의 거수기이자 치어리더 단으로 전락한 러시아 의회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생각에 열려있다”고 말해 또다시 집권 연장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민주당이 하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 소추안을 통과시킨 것을 비난하며 탄핵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것(트럼프 탄핵안 통과)은 내부 정치 투쟁의 연속일 뿐이며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다른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미 대통령 선거의 개입에 대해 “그들(미국 정보기관들)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공모했다고 비난했다”며 “이후 공모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기에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없었다. 그러자 그들(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압박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서의 탄핵 절차는 근거가 없고 실패할 운명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에서 추측성 사유로 탄핵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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