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과 비틀스, 롤링스톤스가 사랑한 사진작가 테리 오닐 81세 일기로

여왕과 비틀스, 롤링스톤스가 사랑한 사진작가 테리 오닐 81세 일기로

임병선 기자
입력 2019-11-18 12:39
수정 2019-11-1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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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 사진작가 테리 오닐이 2009년 90번째 생일을 맞아 촬영한 넬슨 만델라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래 모든 작품들은 그의 에이전시 ‘아이코닉 이미지스’ 소유이다. EPA 자료사진
16일(현지시간)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 사진작가 테리 오닐이 2009년 90번째 생일을 맞아 촬영한 넬슨 만델라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래 모든 작품들은 그의 에이전시 ‘아이코닉 이미지스’ 소유이다.
EPA 자료사진
지난 2001년 로라 부시 전 미국 태통령을 촬영하기 위해 손짓으로 뭔가를 요구하는 테리 오닐.
지난 2001년 로라 부시 전 미국 태통령을 촬영하기 위해 손짓으로 뭔가를 요구하는 테리 오닐.
넬슨 만델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데이비드 보위, 엘튼 존, 로저 무어, 프랭크 시내트라와 로라 부시 전 대통령 부인 등 유명인들을 렌즈에 담아온 영국 사진작가 테리 오닐이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에이전시 ‘아이코닉 이미지스’는 지난달 사진에 끼친 공로를 인정 받아 대영제국 훈작 작위(CBE)를 받은 고인이 전립선암과의 오랜 투병 끝에 16일(이하 현지시간) 밤에 자택에서 영면했다고 전했다. 미국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78)의 두 번째 남편으로 1983년부터 87년까지 결혼 생활을 유지했다.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처음에 재즈 드러머가 되고 싶어 했으나 히드로 공항의 사진팀에 취직했다. 당시 랩 버틀러 내무장관이 흠결 하나 없는 옷차림으로 벤치에 잠든 사진을 찍어 유명해져 언론과 출판의 거리로 유명한 플리트 스트리트에 있는 한 신문사 사진부에 취직했다. 이곳에서 비틀스란 신생 밴드의 초상화를 찍게 돼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촬영한 것은 단 두 번뿐이었다. 2001년에 그는 BBC 라디오4 인터뷰를 통해 1992년에 두 번째로 여왕을 뵙고 사진을 찍었을 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고 털어놓았다. “그 해는 여왕에게 좋지 않은 해였는데 난 여왕에게 경주마 농담을 건네 웃게 한 뒤 처음으로 웃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려 더 웃게 만들었다. 여왕이 좋은 사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닐이 여러 차례 촬영했던 엘튼 존은 트위터를 통해 고인을 예찬한 이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존은 “그는 똑똑했고 재미있었고 동료를 진짜 좋아했다”고 적었다.

코미디언이자 어린이 책을 많이 쓴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대단한 재주꾼이자 완벽한 신사”였다며 그가 떠난 것은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뜻”이라고 추모했다.

아이코닉 이미지스는 고인이 “품위가 있었고 재치 만점이었으며 매력으로 가득했다”고 밝혔고, 대변인은 “관대함과 겸손에서 비길 바가 없는 그를 알고 함께 일해본 이들은 운이 좋았다”며 1960년대 말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중 한 명으로 전설적인 그의 작품들은 영원히 우리 기억과 가슴 속에 새겨져 남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런던 어베이 로드 스튜디오 뒷마당에서 촬영한 앳된 모습의 비틀스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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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의 1975년 LA 다저 스타디움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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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가 1977년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다음날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둘은 6년 뒤 결혼했다.
미국 여배우 페이 더너웨이가 1977년 ‘네트워크’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다음날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둘은 6년 뒤 결혼했다.
데이비드 보위가 1974년 ‘다이아몬드 도그스’를 발표했을 때도 프로모션 사진은 테리 오닐의 몫이었다.
데이비드 보위가 1974년 ‘다이아몬드 도그스’를 발표했을 때도 프로모션 사진은 테리 오닐의 몫이었다.
테리 오닐은 첫 번째 촬영했을 때 도통 웃지 않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1992년 두 번째 촬영하기 전 경주마 농담을 꺼내 웃게 만들었다고 2001년 BBC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테리 오닐은 첫 번째 촬영했을 때 도통 웃지 않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1992년 두 번째 촬영하기 전 경주마 농담을 꺼내 웃게 만들었다고 2001년 BBC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1973년 로저 무어와 ‘007 죽느냐 사느냐’에 본드 걸로 호흡을 맞춘 글로리아 헨드리(왼쪽), 제인 세이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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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롤링 스톤스 멤버들이 런던의 틴 판 앨리 골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63년 롤링 스톤스 멤버들이 런던의 틴 판 앨리 골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거행된 넬슨 만델라 탄생 90주년 공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거행된 넬슨 만델라 탄생 90주년 공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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