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비틀스 멤버들처럼” 칠레, 빈, 토론토 팬들 ‘어베이 로드’ 건너기

“50년 전 비틀스 멤버들처럼” 칠레, 빈, 토론토 팬들 ‘어베이 로드’ 건너기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8-09 08:33
수정 2019-08-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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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록그룹 비틀스’의 앨범 발매 50주년인 8일(현지시간) 어베이 로드를 찾은 비틀스 멤버 닮은꼴 가운데 폴 매카트니로 분장한 남성이 여자친구가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자 번쩍 안아 올리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록그룹 비틀스’의 앨범 발매 50주년인 8일(현지시간) 어베이 로드를 찾은 비틀스 멤버 닮은꼴 가운데 폴 매카트니로 분장한 남성이 여자친구가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자 번쩍 안아 올리고 있다.
런던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록그룹 비틀스의 앨범 ‘어베이 로드’ 발매 50주년인 8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모여든 수천 명의 팬들이 우상들처럼 얼룩 무늬 건널목을 걸어서 건넜다.

사진작가 이언 맥밀런이 EMI 레코드의 스튜디오 앞의 이 건널목을 존 레넌, 링고 스타, 폴 메카트니, 조지 해리슨 순으로 건너게하고 10분 동안 여섯 장의 사진을 촬영했는데 그 중 한 장이 비틀스의 마지막 스튜디오 녹음 앨범의 표지로 실렸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비행기를 14시간 이상 타고 왔다는 제이미 가리(61)는 “이토록 사랑스러운 음악을 들려준 그들에게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이 여덟 번째 어베이 로드 방문이라며 밴드가 1970년 해산하기 얼마 전에 촬영한 이 앨범 커버 사진이 너무 완벽해 계속 찾을 것이라고 했다.

한없이 달뜬 표정의 팬들은 각자 좋아하는 멤버들의 복장을 꾸며 입고 나타나 어울려 얼룩 무늬 건널목을 건넜다. 조지 해리슨처럼 꾸민 모모 라이코비치는 세인트 존스 우드에 있는 EMI 레코드 스튜디오 바깥의 풍경이 “마법 같다”며 다른 이들과 어울려 좋아하는 비틀스 노래들을 따라 불렀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와 이곳을 처음 걸어봤다는 27세 청년은 이날 경험이 “거친 꿈들”을 거뜬히 뛰어넘었다고 즐거워 한 뒤 “내게 그들의 음악은 사랑, 긍정, 행복을 의미한다. 그들의 노래는 긍정적 메시지를 퍼뜨리고 여기 모두가 그 증거”라고 말했다.

다니엘라 거버(52)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루 일정으로 찾았는데 이곳에 도착하니 오전 8시 30분이었다고 했다. 런던을 처음 와?다는 그녀는 “50주년 기념일에 어베이 로드에 서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해왔다. 나이든 사람도 젊은이도 전 세계에서 팬들이 모여들어 난 혼자가 아닌 느낌을 갖게 된다. 알다시피 좋은 음악은 세대를 넘어 전해진다. 이런 음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틀스를 그대로 본뜬 밴드 ‘팹 포’(Fab Four)도 존 레넌의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본뜬 차를 갖고 도착해 팬들과 어울렸다.

런던 교통국은 특별히 이날 두 버스 노선을 우회시키고 자동차 운행을 막아 팬들이 축제를 여유롭게 즐기도록 배려했다. 스튜디오는 팬들을 초대해 주차장에 세워진 비틀스 멤버 사진 앞에서 촬영하도록 했다.
한 비틀스 팬이 ‘어베이 로드’ 앨범 표지 사진을 액자에 담아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어베이 로드 건널목 앞에서 보여주고 있다. 런던 EPA 연합뉴스
한 비틀스 팬이 ‘어베이 로드’ 앨범 표지 사진을 액자에 담아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어베이 로드 건널목 앞에서 보여주고 있다.
런던 EPA 연합뉴스
당시 비틀스 멤버 가운데 묘하게도 메카트니만 맨발이었던 데다 왼발을 앞으로 뻗은 셋과 달리 오른발을 뻗은 채 사진에 찍혔다. 왼손잡이로 널리 알려졌던 그가 담배를 오른손에 든 것조차 팬들의 궁금증을 부채질했고 급기야 그가 아무도 몰래 죽었다는 헛소문으로 퍼졌다. 메카트니는 1993년 앨범을 내면서 제목을 ‘폴이 살아있다(Paul is Live!)’로 다는 재치를 발휘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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