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수중수색 시도… 실패 땐 6일쯤 인양 시작

3일 오전 수중수색 시도… 실패 땐 6일쯤 인양 시작

이하영 기자
입력 2019-06-02 18:12
수정 2019-06-03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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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깊고 유속 빨라 잠수작업에 열악

당분간 비 소식 없어…수위 낮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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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 인근 사고 현장에서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파견된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군 당국이 ‘허블레아니호’ 수색을 위해 수중드론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뉴스1
지난 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 인근 사고 현장에서 유람선 침몰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파견된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군 당국이 ‘허블레아니호’ 수색을 위해 수중드론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부다페스트 뉴스1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우리 정부 신속대응팀이 3일(현지시간) 오전 잠수를 시도하기로 했다. 만약 이날 수중수색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헝가리 정부는 이르면 6일 선박 인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현장 지휘관인 송순근 육군 대령(주헝가리 대사관 소속 무관)은 2일 다뉴브강의 머르기트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내일 침몰 유람선 수중 수색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수 작전이 실패한다면 이르면 목요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기다려 인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에 따르면 헝가리 구조·수색대는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빨라 잠수하기엔 여건이 열악하다는 이유를 들며 침몰 선박을 인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주말인 1~2일 강물 유속이 시속 5~6㎞로 매우 빠르고 물속 시계가 확보되지 않아 양국 수색요원은 잠수 작업을 하지 못했다. 송 대령은 “지난 31일 헝가리 요원들이 2차례 잠수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2차 시도 때는 요원이 위험한 상황까지 갔다”고 전했다. 빠른 유속을 강제로 줄이기 위해 정부 신속대응팀은 침몰한 배 앞쪽에 모래를 가득 채운 대형 컨테이너를 떨어뜨려 강물이 돌아가게 하는 방안까지 검토해 봤지만 헝가리 측이 보유한 기술과 장비로는 실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허블레아니호는 배의 무게만 40t으로 현재 머르기트섬 아래 임시 정박한 헝가리 육군 소속 전투함이 내린 닻으로 지탱하고 있다. 거센 유속으로 배가 하류 쪽으로 떠밀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 조치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인양하는 과정에서 선박이 파손되거나 유해가 손상 또는 유실될 가능성이 커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결국 헝가리 측이 우리 정부 입장에 동의했고 3일 상황이 허락한다면 수중수색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 대령은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이 상황을 설명드렸고 가족들도 ‘(수색) 대원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부다페스트가 연일 맑은 날씨를 보이며 오는 7일까지 비 소식이 없다는 점은 수중수색 작업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물 관리당국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곧 정점인 5.9m에 달한 뒤 이번 주 중반 약 4m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헝가리의 대테러청장은 3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들에게 “유해 발견 시 즉각 신고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송 대령은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이 국민신고체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 합동신속대응팀과 헝가리 구조·수색대는 전날 다뉴브강을 헬기와 보트 등을 타고 수상 수색한 결과 식탁보와 슬리퍼, 배낭, 모자 등 모두 6점의 유실물을 수거했다. 하지만 한국과 헝가리 경찰이 합동 감식한 결과 대부분 한국 관광객의 소지품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모자에서 머리카락이 검출돼 헝가리 측에서 DNA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다패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06-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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